쌍용자동차가 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노동자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7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평택공장 굴뚝 위에서 25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노동자 2명을 상대로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말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회원 2명에 대해 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 티볼리 출시 앞두고 장기화에 부담
쌍용차는 이유일 사장의 임기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신차 티볼리 출시를 앞두고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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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
이유일 사장은 올해 3월 임기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의 연임은 13일 출시되는 티볼리 성적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티볼리는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며 2015년 가장 주목받는 신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고공농성이 해를 넘겨 계속되는 데다 일부 연예인들이 SNS를 통해 쌍용차 해고자들을 응원하는 글을 남기면서 쌍용차와 티볼리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SNS 등을 통해 연예인 등의 동참이나 동조여론을 호소해 회사의 정상적 업무가 방해받고 있다”며 “불법 점거 행위로 곧 출시할 신차 티볼리 효과까지 상쇄될 경우 2009년처럼 최악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법원 "정리해고 유효" 판결도 작용
대법원이 지난달 쌍용차의 정리해고가 유효하다고 판결한 것도 쌍용차의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배경으로 작용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쌍용차 노동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파기환송했다.
쌍용차는 대법원의 이런 판결에 따라 정리해고자를 복직시켜야 한다는 금속노조의 주장에 더 이상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는 명분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유일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복직은) 사법부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쌍용차의 기업노조인 ‘쌍용자동차 노동조합’도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고공농성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쌍용차 기업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정리해고자 복귀보다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회사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며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회사가 대화로 고공농성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