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가 시작하기 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0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에 걸친 ‘남북회담 쇼’가 과연 대한민국에 남겨줄 것이 뭐냐”며 “(판문점 선언의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이지 북핵 폐기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들고 환호하는 언론이나 여론이나 내가 보기엔 딱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앞선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합의내용에 북핵 폐기 절차까지 다 나와 있다”며 “합의문을 비교·분석하지도 않고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온 천지에 봄이 온 양 떠들고 매일같이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고 하는 것이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의 정상적 태도냐”고 맹비난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관련해 혹평의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홍 대표는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작한 ‘남북 위장 평화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4월28일에도 “남북 공동선언은 이전의 남북 선언보다 구체적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며 성과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홍 대표만 비판의 날을 세우자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염려하는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는 1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홍 대표가) 다소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도 든다”며 “한반도 평화의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고 보수와 진보도 따로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진짜 힘과 지혜를 합쳐야 되는데 저는 그런 면에서 홍 대표도 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홍 대표의 의견과 반대되는 뜻을 내놓았다.
남 지사는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절반의 성공인가, 절반의 실패인가 측면에서 볼 때 ‘절반의 성공’으로 보는 게 좋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유 시장도 4월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엊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