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접히는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상용화해 내놓으면 정체되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스마트폰시장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없다면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15억 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이 1.3%에 그친 데 이어 정체기가 이어지고 있다.
조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신제품을 구매할 욕구가 줄어들고 성능도 상향 평준화되면서 과거 PC시장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장기적 시장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 출시되는 형태의 스마트폰으로는 디자인과 기능 변화가 어려워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정체된 스마트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화면을 접으면 스마트폰으로, 펴면 대화면 태블릿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조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 중국업체들이 모두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확보와 양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체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사 가운데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과 상용화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핵심 기술인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며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이미지.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과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수년째 스마트폰사업에서 성장 정체를 맞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경쟁사보다 앞선다면 시장을 선점해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는 애플의 실제 제품 출시가 삼성전자보다 다소 늦은 2020년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도 고가 부품 공급을 늘리며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 연구원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약 10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 변화"라며 "제조사들의 기술 발전 노력이 다시 수요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