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식품으로 채운 PK마켓을 들고 내년 5월 안에 미국에 진출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콘텐츠를 들고 나가서 현지기업과 승부를 펼칠 것”이라며 “PK마켓을 통해 진출하며 거기에 미국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식품을 중심으로 그로서란트(grocerant)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PK마켓은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에 문을 연 이마트의 프리미엄 푸드마켓 브랜드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을 합친 단어로 마트에서 구입한 식재료를 바로 조리해 먹는 것을 의미한다.
정 부회장은 진출시기와 진출지역을 놓고는 “LA를 비롯한 미국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출점할 것”이라며 “백인 밀집지역, 이왕이면 홀푸드마켓 바로 옆에 출점한다는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홀푸드마켓은 아마존에서 운영하는 유기농 식품 유통채널이다.
그는 “시기를 안 정하면 지지부진하고 사업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무조건 내년 5월까지는 연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이 직접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비벌리힐스에 대해서는 “내 인스타그램에 나왔던 자리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 출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로 삼은 점포 수를 묻자 “다다익선”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정 부회장은 구체적 진출방법을 놓고 “국내 인력을 미국에 데리고 가는 건 불가능하고 미국이 지금 인력난이 심각해 미국에서 새로 법인을 만들어 고용하기도 힘들다”며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도 상당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동남아지역보다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이른바 선진시장에 역점을 둔다.
정 부회장은 “동남아지역은 규제가 많아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지만 미국 등 선진시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나 접을 때 모두 제약이 없다”며 “무한경쟁이 가능한 선진시장에서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이어 호주, 유럽도 들여다보고 있다”며 “중국에서 겪은 뼈아픈 실패를 경험삼아 선진시장에서 사업을 펼쳐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한 것을 놓고는 정 부회장은 “해외에서 사업을 할 때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굉장히 힘든 게 사실”이라며 “정부에서 좋은 행사를 마련해줘서 거기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