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 1위 한국타이어가 내년 상반기에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부과, 불리한 환율 여건 등으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내년 업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거센 추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타이어, 내년에 기회보다 위험 높아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일 “내년 업계 전체의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의 수요 증가율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 때 내년 상반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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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중동, 브라질,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경기부진을 겪으면서 이 지역에서 타이어 수요도 줄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의 이들 지역 매출비중은 2012년 20%에서 올해 13%로 하락한 뒤 내년에도 추가하락을 겪을 것으로 전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국타이어의 중국와 북미 매출 비중은 각각 16%, 20%로 높은 편이다. 달러와 위안화 대비 원화약세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점은 한국타이어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 연구원은 “중국과 북미의 합산매출 비중은 36%, 유럽비중은 30%”라며 “유로화 약세가 달러와 위안화 강세 효과를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점쳤다.
한국타이어는 내년 하반기부터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 생산증설 효과가 본격화하는데 특히 중저가 브랜드 라우펜 생산을 전담하는 인도네시아공장이 가동된다”며 “또 내년 2분기경 미국에서 중국산 타이어 재고소진에 따른 교체용 타이어 수요 증가세 전환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 넥센의 가파른 성장세, 금호의 워크아웃 졸업효과
넥센타이어는 내년 타이어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
전 연구원은 “넥센타이어의 내년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6%, 12%씩 증가하고 생산능력도 10.4%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세계 타이어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생산 증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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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
넥센타이어는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 부과 때 타이어회사 중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생산 비중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경쟁사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창녕공장 증설효과가 당장 올해 4분기부터 본격화하면서 국내 타이어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생산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의 생산능력 증가율은 올해 4분기 17.4%, 내년 상반기 1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연구원은 ”4분기 생산능력 증가만큼 소매판매가 이뤄진다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다만 소매판매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고정비 부담 증가로 실적부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내년 장기간 성장 정체를 마무리하고 재도약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18일 회의를 통해 최종 워크아웃 졸업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올해 2분기 미국 조지아공장 증설을 발표하며 6년 만에 투자를 재개했다. 워크아웃 졸업이 확정되면 성장을 위한 투자는 물론이고 이자 비용 감소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전 연구원은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워크아웃 졸업이 확정되면 채권단의 보유지분(42%) 매각 계획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발표될 것”이라며 “연간 이자비용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효과들은 2016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내년 유일한 생산증대 여력이 있는 중국시장은 내수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원재료값 하락이 미미하지만 단가하락이 소폭 진행될 것”이라고 점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