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금호타이어 생존을 위해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 보인다.
6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금호타이어가 노조와 자구안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노조와 합의한 자구안을 마련하는 데 한 차례 실패했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12월에 1483억 원의 비용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애초 2월 말로 정한 자구안 이행을 위한 약정서 체결 시한까지 노사는 자구안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채권단은 3월 말로 약정서 체결 시한을 미루기로 결정했고 그 직후에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침을 공표했다. 노사에 자구안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2017년 12월 노조에 자구안을 제시한 뒤부터 노조와 합의한 자구안을 마련하기 위해 집중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면담을 요구하면서 김 회장을 건너뛰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침을 공식화한 뒤 노조는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노조와 자구안을 합의하는 데 더해 노조의 매각 동의까지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까지 안게 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사는 채권단의 결정을 따르며 채권단과 뜻을 같이 한다”며 “노조가 끝까지 더블스타에 매각을 반대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를 맡아 워크아웃 졸업을 이끌었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2017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금호타이어에 돌아왔다.
금호타이어가 3월 말까지 노조와 자구안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놓고 부도 처리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금호타이어가 청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금호타이어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일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필요조건으로 노사의 동의와 자구안 합의를 꼽았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블스타는 노조가 반대하면 들어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며 “노사 동의 문제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있다”며 “노사의 자구안이라는 것은 회사가 다시 회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침을 공식화한 직후 노조는 자구안 합의를 거부하고 투쟁하기 시작했다.
노조는 3~4일 결의대회를 열고 내부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해외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2일부터 고공농성을 벌였고 9일에 부분파업, 15일에 총파업하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