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의 인터넷 판매가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선정에 커다란 변수로 떠올랐다. 인터넷서비스기업인 카카오와 인터파크 등이 복권사업에 도전장을 낸 이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로또복권 인터넷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제4기 복권수탁사업 입찰 컨소시엄의 구성에 변화가 감지된다.
▲ 류영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와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이사. |
10년 동안 복권 수탁사업자를 맡아온 나눔로또 컨소시엄은 이번에 카카오페이를 합류시켰다.
카카오톡을 통해서 송금, 청구서, 인증, 멤버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톡의 메신저업계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그만큼 모바일 생태계에서 카카오톡의 플랫폼 영향력은 막대하다. 로또복권 구입장벽을 크게 낮춰 신규 구매자를 대거 늘리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기업인 인터파크도 컨소시엄을 꾸렸다. 인터파크는 입찰 참여를 선언하면서 “온라인 로또복권 판매에 전자상거래 운영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는 또 기존 나눔로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대우정보시스템과 손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정보시스템이 로또복권 솔루션 운영 경험이 있는 만큼 기술적 부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세번째로 수탁사업자 입찰에 출사표를 던진 제주반도체 컨소시엄에는 나이스그룹이 참여했다.
나이스그룹은 인터넷기업은 아니지만 신용카드 결제승인대행(VAN)·현금자동인출기(ATM) 관리 등 금융인프라 그룹이다. 온라인결제사업을 하는 나이스페이먼츠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신사업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는 KIS정보통신과 ATM 관리업체인 한국전자금융이 참여한다. 이들이 복권사업의 개인정보보안과 온라인 결제, 단말기 공급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제4기 복권 수탁사업이 시작하는 12월2일부터 로또복권을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각 컨소시엄에 온라인서비스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이유다. 이들의 인터넷 결제 서비스와 개인정보보호 역량이 입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1월 낸 입찰공고에서 12월부터 인터넷 판매가 허용된다는 사실을 담았다. 그러면서 현재 판매 및 유통망 구조의 특성을 분석해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건전성 확보방안 등 위험관리 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2016년 3월 로또복권을 인터넷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복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같은 해 5월 시행령을 개정해 제도를 정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제107차 복권위원회에서 차기 수탁사업자 변경 시기에 맞춰 로또복권 인터넷 판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 판매 시간과 예약 재구매 허용 여부 등 구체적 운영방안은 올해 상반기까지 협의를 거쳐 확정한다.
로또복권사업에 인터넷 판매까지 허용되면서 새로운 성장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당장 로또 판매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복권위원회가 로또의 인터넷 판매량을 전체 발행규모의 5%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구매한도도 5천 원으로 기존 오프라인 구매한도 10만 원에 비하면 크게 적다. 실명으로 성인인증을 거친 회원제로 운영하고 구매이력을 관리하는 등 엄중한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인터넷 판매에 따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판매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인터넷 판매가 과도한 구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정부는 2018년 로또복권 발행규모를 4조 원으로 정했다. 최근 5년간 로또복권 판매액이 6.2%가량 늘고 있어 인터넷 판매가 본격화하는 2019년에는 4조2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면 2100억 원의 인터넷 판매액이 예상된다.
물론 인터넷 판매액이 점진적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구매 수요와 기존 판매점에 미치는 영향 등 운영 실태를 파악한 뒤 인터넷 판매 비중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복권과 유사성이 있는 스포츠토토는 2004년부터 인터넷 판매가 허용됐다. 판매 비중을 제한하지 않고 구매 한도만 제한하는데 인터넷 판매 비율은 15%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로또복권의 인터넷 판매 비율도 앞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스포츠토토 인터넷 판매액이 2004년 96억 원에서 2013년 3787억 원으로 10년 만에 40배 가까이 늘어난 것처럼 로또복권도 시간이 갈수록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