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가 카풀(승차공유)회사 ‘럭시’를 인수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카카오택시, 카카오주차 등에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마련하지 못했는데 럭시의 적자마저 메워야 한다. 택시와 카풀서비스를 적절히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카풀회사 ‘럭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럭시는 2014년 7월 모바일결제회사 ‘다날’ 출신 직원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카풀회사다.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홍보와 투자 등에 큰 비용을 쓰고 있다.
럭시는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카풀업계 1위 ‘풀러스’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마케팅 비용이나 투자를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풀러스를 비롯한 카풀회사들은 운전자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카풀회사들은 불법 유상운송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용량이 급감했다.
정 대표는 기존 서비스에 이어 새 서비스에서도 이용자를 늘리고 적자를 메워야 하는 고민을 떠안은 셈이다.
정 대표는 최근 TPG컨소시엄으로부터 5천억 원 규모를 투자받는 데 성공하면서 현금을 확보했지만 기존 사업을 수익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상반기 안에 카카오택시에 기업업무용 서비스를 추가하고 카카오페이 결제 등 유료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애초 지난해 말 도입할 목표를 세웠으나 다소 늦어졌다. 그동안 카카오택시, 카카오택시블랙,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주차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넓혔지만 구체적 수익모델을 적용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 가능성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카카오는 8일 컨퍼런스콜에서 당분간 공격적 인수합병과 투자에 힘쓸 것을 발표했다. 이미 기업공개를 확정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카카오 다른 계열사들도 잇달아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상장한 회사는 카카오, 로엔엔터테인먼트 두 곳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상장이 유력한 곳으로 꼽히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탄탄한 수익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와 카풀서비스를 적절히 조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카풀업계와 택시업계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구체적 사업모델을 내놓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해 11월 ‘출퇴근 시간 사전선택제’ 시행 이후 택시업계가 카풀서비스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사전선택제’는 카풀앱에서 운전자들이 미리 정해놓은 출퇴근 시간과 요일에 카풀서비스를 운영하도록 한 제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럭시를 운영하는 데 제한을 두면 경쟁사 ‘풀러스’ 등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카풀 서비스에 힘을 싣게 되면 기존 카카오T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택시기사의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모든 이동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14일 럭시를 인수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영역을 ‘카풀’까지 넓히게 됐다. 카카오택시의 수요와 공급이 엇갈리는 시간대를 보완할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