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을 시작한다.
이렇다 할 하마평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김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에 최초로 내부인사를 앉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월 안으로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꾸리고 기금운용본부장 인선 절차를 진행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열릴 것”이라며 “기금이사추천위원회에서 기금운용본부장을 인선하기 위한 공모 등 선임절차를 확정한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공모와 기금이사추천위원회 심사 및 추천을 거쳐 국민연금 이사장이 최종적으로 임명한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국민연금 이사장이 위원장을 맡는 만큼
김성주 이사장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기금운용본부장은 6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최종 책임자로 국민연금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지금껏 기금운용본부장의 선임절차를 정하기 위한 기금이사추천위원회조차 열지 못했다.
중요도가 높은 자리인 만큼 애초 지난해 8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뽑을 때 기금운용본부장을 함께 선임할 가능성이 나왔고 지난해 11월 김 이사장 취임 이후 곧 선임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여태껏 미뤄졌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래 최장 기간 수장공석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김 이사장이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해 본부장 선임이 늦어지는 것으로 바라봤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애초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위상을 자랑했지만 기금운용본부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데 이어 지난해 전주 이전에 따라 금융중심지인 서울에서 멀어지면서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
보건복지부에서 그동안 실제 몇몇 인사들을 대상으로 기금운용본부장 의사를 타진했으나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절차를 시작하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신임 본부장 선임과 관련해 가닥이 잡혔을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지금까지 모두 외부출신 인사가 맡아 왔던 만큼 이번 역시 외부인사가 기금운용본부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모를 진행하면 으레 나오는 하마평이 전혀 없는 만큼 기금운용본부장 최초로 내부출신이 선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내부출신은 내부사정을 잘 아는 만큼 오랜 기간 수장이 공석인 조직을 추스르기에 유리할 수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현재 조인식 해외증권실장이 직무대리를 맡아 7개월째 이끌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 임기가 2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이사장이 외부에서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했다면 그동안 안정적으로 기금운용본부를 이끈 조 직무대리를 본부장으로 선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에도 내부출신 인사가 본부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나왔는데 당시에는 박봉권 교보생명 자산운용담당 부사장, 김희석 NH농협금융지주 최고투자책임자,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등이 후보로 거명됐다.
기금운용본부에서 박 부사장은 채권운용팀장과 증권운용실장, 김 최고투자책임자는 대체투자실장과 운용전략실장, 한 대표는 리스크관리실장과 운용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3명 모두 기금운용본부에서 5년 이상 일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