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가 영국 본사에 1500억 원을 중간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SC금융은 약 1조 원을 영국 본사에 배당하려다 이 계획이 알려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들어가자 배당규모를 축소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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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제이 칸왈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SC은행장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SC금융은 이달 5일 이사회에서 15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 계획을 논의한다.
한국SC금융의 자회사인 한국SC은행은 5일 이사회를 열어 한국SC금융에 2500억 원을 중간배당하고 SC금융은 이 배당금 가운데 1500억 원을 영국 본사에 배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SC금융 관계자는 “중간배당 규모를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며 “이사회가 논의하고 현재 정기검사를 진행중인 금감원과 협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SC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순손실 249억 원을 냈다. 주력사업인 가계대출 부문의 부실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본사에 대규모 배당을 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금감원은 최근 한국SC금융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영국 본사에 1조 원이 넘는 배당을 하려는 계획을 포함한 내부 보고서를 확보했다.
금감원은 이 보고서와 관련해 한국SC금융 전현직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고서에 한국SC금융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본사에 배당금조로 1조1620억 원을 보내기로 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 인사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SC금융 실무자들이 대규모 배당을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기획한 문서를 입수했다”며 “1조 원대 배당 자체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실무 검토단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한 은행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조성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SC금융은 “금감원이 확보한 보고서 내용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이런저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며 1조 원 이상을 배당하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