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과 CJE&M의 합병소식이 전해진 뒤 일주일 동안 두 회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 모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오쇼핑의 경우 벌어들인 현금이 CJE&M의 사업확대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왼쪽)와 김성수 CJE&M 대표.
24일 CJ오쇼핑 주가는 전날보다 2.42% 떨어진 22만2200원에 장을 마쳤다.
CJ오쇼핑 주가는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18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 동안 무려 12.9%나 떨어졌다.
CJE&M 주가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CJE&M 주가는 전날보다 2.13% 떨어진 9만2100원에 장을 마쳤는데 역시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6% 넘게 하락했다.
합병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CJ오쇼핑과 CJE&M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는 점을 보면 주가 하락이 더욱 두드러진다.
CJE&M 주가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6만 원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6개월 동안 꾸준히 올라 9만 원대를 돌파했다. CJ오쇼핑 주가 역시 지난해 1월 중순 15만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1년 동안 상승세를 타 최근 25만 원대를 찍기도 했다.
두 회사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합병 시너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오쇼핑과 CJE&M은 미디어와 커머스를 합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합병 이유를 설명했다. 글로벌시장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CJ오쇼핑과 CJE&M의 사업역량을 모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가 그동안 전혀 다른 사업을 해온 만큼 시너지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다소 생소하고 쇼핑사업 측면에서 시너지를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전망"이라며 "아직 플랫폼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융합 시너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장기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J오쇼핑 주가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CJ오쇼핑이 벌어들인 현금이 CJE&M의 해외사업 확대에 쓰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오쇼핑은 최소 15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해마다 거둬들이고 있다.
반면 CJE&M의 수익구조는 다소 불안정해 영업이익도 해마다 편차가크다. 2014년에 1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듬해에는 52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반토막나 280억 원에 그쳤다.
CJE&M은 드라마와 음악, 방송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의 확대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는데 비해 CJ오쇼핑의 경우 해외사업을 확대하기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E&M의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했을 수도 있다.
CJE&M 역시 이번 합병으로 성장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의 홈쇼핑사업이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어 성장의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전문가는 “이번 합병은 CJE&M에 나쁜 소식”이라며 “CJE&M의 경우 글로벌사업에서 CJ오쇼핑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없다”고 말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합병의 가시적 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그동안 사례들과 업계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몇 년 안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오쇼핑과 CJE&M은 17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CJ오쇼핑과 CJE&M이 1:0.41이다.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1일 합병을 마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