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폐기를 위한 농축산업대책위원회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FTA 개정협상 중단과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하고 있다. |
농수축산단체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을 앞두고 한미FTA의 폐기를 주장했다.
농민의길, 농수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한미FTA 폐기를 위한 농축산업대책위원회’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FTA 개정협상 중단과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정부가 국익을 앞세워 한미FTA를 체결했지만 농민들은 더 이상 살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나라가 살려면 농촌이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한미FTA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홍기 농수축산연합회 상임대표는 “정부는 5년 전 한미FTA를 체결하며 농민들에게 좋은 대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와 닿은 것은 하나도 없다”며 “정부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재협상에서 농수축산업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동안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일괄해 온 것을 보면 이 역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정진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한미FTA 체결 이후 국내 축산업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며 “정부는 먹거리산업인 농축산업을 너무 소홀히 여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개정협상은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굴욕외교"라고 규정하고 “정부의 ‘농축산업의 추가개방은 없다’는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한미FTA 폐기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 대표단은 즉각 개정협상을 중단하고 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한미FTA 폐기를 위한 공식적이고 공개적 논의를 시작하는 길만이 농축산업을 지키고 한국경제와 국익을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농수축산 단체들은 지난해 한미FTA 개정 관련 공청회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한미FTA 폐기를 주장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열린 1차 공청회는 시작 20분 만에 파행을 맞기도 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대표단은 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클 비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한미FTA 개정과 관련한 첫 협상을 벌인다.
유 국장은 미국에 도착한 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