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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외환은행장 카드는 과연 통할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3-06 18: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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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조 외환은행장 카드는 과연 통할까  
▲ 김정태의 '김한조 외환은행장 카드'가 과연 통할까? 김한조 은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김한조 외환은행장 카드’는 과연 통할까?

김 외환은행장 내정자는 은행 내부에서 한마디로 ‘돌쇠’라고 불린다. 화통해서 사람들을 잘 끌어 모으지만 필요할 때는 강경하게 돌직구 발언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김 내정자의 두 어깨는 무겁다. 외환은행에 남아있는 론스타의 상흔도 지우며 실적도 회복해야 한다. 또 카드 통합 등 은행 조기통합에 대한 김 회장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 더욱이 외환은행은 카드 통합 등에 대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그의 돌직구가 어느 쪽으로 날라갈 지도 주목된다.

김 내정자가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주일 당시 리처드 웨커 행장에게 날린 돌직구 얘기는 유명하다. 론스타는 단기성과 중심의 경영을 펼치려고 했다. 김 내정자는 2006년 당시 기업마케팅부장였는데 웨커 전 행장에게 거리낌없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

김 내정자는 “외환은행은 여신포트폴리오에서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다. 따라서 고금리 장사를 하게 되면 외환은행의 근본인 중소기업들이 다 떨어져 나가 은행 가치가 훼손된다”고 직언했다. 이런 직언은 웨커 행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현재 외환은행의 기업고객 기반을 유지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덕분에 김 내정자는 이후 기업금융담당 부행장 등을 맡게 됐다.

론스타가 스치고 지나간 자리는 황폐해졌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2010년 11월 하나금융에 넘기기까지 ‘먹튀 행위’로 외환은행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론스타는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빼갔다. 외환은행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조 원의 당기순이익이 생겼는데 이 가운데 3조 원이 배당으로 나갔다. 자연히 영업과 자금 재투자는 철저히 무시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취임 직후 “영업점 전화기를 교체하지 않아 발신자 확인이 안 되는 구형 전화기가 있고, 지폐 세는 기계도 너무 낡아 먼지가 풀풀 났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년 동안 조직이 잘게 쪼개져서 ‘모래알 문화’가 돼 직원들끼리 소통도 불가능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이런 론스타의 상흔들을 지워야 한다. 윤용로 행장이 지난 2년 동안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섬세하게 대처해 왔다. 그는 ‘영업왕’으로 불릴 만큼 그의 화끈한 성격과 직설적 화법으로 사람을 매료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기질로 외환은행을 다둑거려야 한다.

외환은행의 ‘실적’도 챙겨야 한다. ‘외환은 외환은행’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외환시장 점유율은 아직 1위지만 2위인 우리은행과 차이가 5%밖에 나지 않는다. 2013년 말 누적 외환거래 시장점유율은 44.3%다. 2012년까지 점유율 5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3분기 35%까지 떨어지는 등 1위 수성에 애를 먹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 카드는 과연 통할까  
▲ 김한조 외환은행장 내정자

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도 2012년 이후 하나은행에 역전됐다. 인수 첫 해인 2012년 외환은행은 625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하나은행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나은행은 2012년보다 35% 증가한 734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외환은행 당기순이익은 40%가량 감소한 3657억 원에 그쳤다.

김 내정자는 일단 자신하는 눈치다. 그는 "과거 외환은행은 해외 네트워크가 가장 강한 은행이었다"며 해외사업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외환 1위를 수성하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김 내정자에게 험난한 과제는 조기통합 기대에 맞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외환은행 보유 하나금융 주식이 완전히 처리됐다. 7일 외환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 주식 434만주(1.50%)를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량매매(블록딜)했다. 이로써 두 은행의 주식 분리가 완료돼 통합을 더욱 앞당길 수 있게 됐다.

김 내정자 스스로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김 내정자에게 외환은행을 맡긴 것은 실적 뿐만 아니라 카드 통합을 비롯한 조기 은행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기대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김 내정자는 김정태 회장과 호흡도 잘 맞는 것 같다. 지난해 2월 외환은행 부행장에서 외환캐피탈 사장으로, 그리고 이번에 외환은행장으로 승진시킨 이가 바로 김 회장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강경하다. 노조는 7일 김승유 하나금융 고문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고문의 발목을 잡아 카드통합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의 임기는 2년으로 확정됐다. 2년 동안 일한 뒤 재신임을 통해 1년씩 연장한다. 김 내정자에게 시간이 그렇게 넉넉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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