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7332억 원에 이른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채무 전반을 가리키는 유동부채는 6조5652억 원 규모나 된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가용자금이 모두 1조1007억 원 정도다. 지난해 말보다 40% 정도 줄었다.
갚아야 할 빚은 많지만 당장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900억 원을 보는 데 이어 내년에도 영업손실 2400억 원을 내며 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말 기준으로 가용자금이 1조3천억 원 정도로 늘어나고 내년에도 9천억 원 정도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운영자금까지 모두 고려하면 영업활동을 통해 당장 차입금을 갚기도 힘들고 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지는 만큼 이번에도 미리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1조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박대영 사장은 8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선사가 대규모 손실을 보는 사태가 불거진 이후 금융권이 대출을 거부했다”며 “수주부진이 장기화하거나 수주했던 프로젝트 인도연기 가능성에 대비해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만큼 독자생존을 위해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주주회사인 삼성그룹 계열사가 이번 유상증자에 얼마나 참여할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1조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약 1811억 원 규모로 참여했고 삼성생명도 347억2400만 원을 출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 지분을 16.91%로 가장 많이 쥐고 있고 삼성생명은 3.24%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와 삼성중공업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지분은 모두 23.15%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이 배정되긴 하겠지만 삼성그룹 계열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5월까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 1월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할 수 있는 주식총수를 늘리기 위해 정관을 고치는 안건도 의결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