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11-24 12: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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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정책지원과 기업의 실적개선이라는 호재가 주가를 밀어올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바이오주에 거품이 껴있어 상승세가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최근 코스닥지수가 급등하면서 거품론이 증권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24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800.00을 찍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800선에 오른 것은 2007년 11월7일(809.29) 이후 10년 만이다.
코스닥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코스피에 비해 흐름이 지지부진했지만 9월 말부터 수급이 개선되면서 25%가량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정책과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맞아떨어진 만큼 코스닥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일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내놓으며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을 높이는 등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산업 육성에 중점을 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중소형 종목의 상승동력이 될 것”이라며 “실적과 정책, 수급이라는 삼박자가 내년에도 코스닥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코스닥150 지수의 영업이익률 전망치가 코스피200 지수보다 더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다”며 “경기가 회복하면서 이익개선세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코스닥의 추가 상승을 놓고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코스닥의 상승을 주도하는 제약·바이오회사 주가에 거품이 낀 만큼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주가 실적에 비해 과도한 주가 급등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라젠의 경우 상반기 영업손실 272억 원을 냈지만 주가는 올해 들어 7배가량 올랐다.
제약업종이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른다. 따라서 제약업종의 상승세가 꺾이면 코스닥의 상승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의 주가가 계속 오르는데 투자심리와 수급 측면에서 볼 때 거품의 징후가 뚜렷하다”며 “제약업종의 월봉 차트를 살펴보면 최근 주가상승이 단기적 과잉반응에 따른 것일 수 있는 만큼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2천년대 초반 골드뱅크 등이 주도했던 정보통신(IT) 업종의 거품이 꺼지면서 코스닥이 크게 하락했다”며 “현재 제약·바이오주도 단기간에 빠르게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과열 해소를 위해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