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 결의안 처리를 13일로 다시 미뤘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이틀간 정회했던 7차 임시이사회를 10일 오후 속개했으나 8일 불참했던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 이사 등 옛 여권 쪽 이사 3명이 이날도 참석하지 않았다.
▲ 김장겸 MBC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하며 노조원들의 항의를 듣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뉴시스> |
이에 따라 김경환 유기철 이완기 이진순 최강욱 이사 등 현 여권 쪽 이사 5명은 13일 오후 2시 8차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의 해임 결의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때는 김 사장과 옛 여권 쪽 이사들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해임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완기 이사장은 “MBC와 관련한 중요한 사안인데 이사들 3명과 김 사장이 모두 나오지 않아 이날 결정을 내리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권 이사 등 3명은 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7 한·태국 국제방송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출국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공식 세미나 일정이 종료됐으니 돌아와 이사회에 참석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2차례 보냈으나 모두 불참사유서를 보내고 오지 않았다.
이들은 출장기간에 이사회를 여는 것은 의결권 침해라며 법원에 임시이사회의 개최와 결의내용의 무효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김 사장 역시 방송문화진흥회의 재출석 요구에도 이메일을 통해 불참사유서를 전달했다. 김 사장은 8일 이사회 때 서면으로 소명 자료를 제출하고 회의실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유기철 이사는 예정대로 김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이사들은 불참한 이들의 참여를 기다리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완기 이사장은 “가급적이면 김 사장이 나와 그동안 MBC에서 있었던 일들을 국민 앞에서 설명하기를 바란다”며 “해임 결의안에 작성된 해임사유와 관련해 다른 견해가 있다면 직접 나와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김 사장이 직접 소명할 기회를 포기할 경우 이를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