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업이 정상화에 접어들고 해외면세점에서 손실폭을 줄이는 등 신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면세사업의 부진을 만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따리상 증가 등 면세업계를 둘러싼 시장의 변화도 호텔신라에 유리하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사드보복이 본격화되면서 호텔신라 주가는 4만2천 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6만9천 원대를 회복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호텔사업의 실적부진 등으로 주가는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최근 6개월 동안 꾸준히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호텔사업이 안정적 수익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는 그동안 호텔사업에서 낸 적자를 면세점사업에서 메우는 구조였는데 최근 반년 동안은 면세사업의 부진을 호텔사업의 높은 성장세가 만회했다.
호텔신라는 2분기에 영업이익 173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91억 원이 호텔 및 레저사업에서 나왔다. 2분기 호텔 및 레저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무려 168%나 증가했다. 3분기에도 면세사업의 부진을 호텔사업이 방어한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는 1호점을 연 지 4년 만에 국내에서 완전히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전국에 있는 신라스테이는 모두 11개다. 상반기에 출점이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는 위탁경영방식으로 2018년 베트남 다낭과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도 신라스테이를 열기로 했다.
호텔신라는 해외사업 둘러싼 우려의 시선에서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싱가포르창이공항면세점은 3분기에 지난해 3분기보다 7% 많은 매출을 거둬 손실폭을 좁힌 것으로 파악됐다.
면세사업도 다시 볕이 들고 있다.
호텔신라는 보따리상이 면세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흐름 속에서 여러 면세점사업자 가운데 가장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보복 이후 국내 면세점을 찾는 방문객 수는 크게 줄었지만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씀씀이가 큰 중국 보따리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따리상들이 주로 구매하는 명품브랜드 화장품의 경우 호텔신라 등 대형 면세점사업자들이 브랜드 구색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명품브랜드 화장품은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이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정품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드보복으로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질 수 있지만 명품브랜드 화장품의 경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따리상들이 원하는 화장품은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3사에서 재고를 구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며 “대형3사는 알선수수료와 프로모션 지출여력도 높아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호텔신라를 비롯한 대형3사가 다른 경쟁사보다 더 큰 수혜를 얻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명품브랜드 화장품 구성에 따라 앞으로 면세점사업자 사이에서 희비가 갈릴 것”이라며 “기존 면세점사업자 가운데 대형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드보복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단체관광 여행상품이 7개월 만에 등장했다. 중국 허베이성의 한 여행사가 24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한국 단체관광객 모집광고를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