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0-20 15:59:52
확대축소
공유하기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특정 기사를 독자들이 보기 힘든 곳에 재배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직접 사과문을 올려 책임자 징계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
한 대표는 20일 ‘네이버스포츠 서비스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네이버의 기사 재배열 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에 앞서 엠스플뉴스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과 네이버 이사가 주고받은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입수해 공개하며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요청을 받고 오마이뉴스의 비판성 기사를 독자들이 잘 안 보이는 곳에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한 대표는 “외부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스포츠 서비스의 기사가 재배열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있어 확인해봤더니 담당자가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 이런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의 편제 및 기사 배열방식에 대하여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뉴스편집을 놓고 그동안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한겨레는 7월 네이버가 삼성측의 요청을 받고 삼성에 불리한 기사를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이번 보도가 네이버가 경영의 핵심가치로 지켜오고 있는 플랫폼의 투명성을 훼손시켰을 뿐 아니라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며 “플랫폼에 대한 신뢰와 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성숙 대표는 이날 네이버뉴스와 네이버스포츠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의혹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한 대표는 “언론사로부터 송고받은 뉴스만을 서비스하는 네이버뉴스와 달리 네이버스포츠는 뉴스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며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각종 협회, 구단,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조직 내에 기사배열과 대외협력이 존재했고 이 때문에 구조적으로 원천차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담당자는 징계절차를 진행 중이며 감사가 끝난 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조치를 진행하겠다”며 “사업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되어 있는 조직을 11월1일까지 분리하고 다양한 인공지능(AI) 추천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