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29)씨가 한화그룹에 입사한다. 김 회장이 집행유예 이후에도 건강상태 등으로 당분간 경영 복귀가 어려운 가운데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실장에 이어 차남도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3일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씨가 한화L&C에 평사원으로 입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룹 경영기획실에 파견돼 디지털마케팅팀에서 정식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마케팅팀은 그룹 내 온라인 정책을 총괄하는 곳이다. 이미 이전부터 김씨는 실무회의에 참석해 그룹 내 온라인 정책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입사 전부터 팀 내 회의에 동석해 업무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형 김동관(31) 실장과 달리 김동원씨의 한화그룹 입사에 대해 염려의 목소리가 한화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씨의 개인 생활에서 그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미국 예일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고 귀국해 개인 소유 공연기획사 등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유흥업소 직원과 시비가 붙어 상해를 입자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직접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서 ‘보복폭행’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김 회장은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폭행 건으로 구속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씨는 2011년에는 자동차 접촉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가 5일 만에 자수해 뺑소니로 벌금 700만원의 약식처분을 받기도 했다. 올해 2월19일에는 대마초 흡연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0년 1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다.
김씨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한화그룹 경영수업이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건강 상태가 악화돼 당분간 경영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김씨의 입사는 김승연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가까운 시일 내에 경영 복귀가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김승연 회장은 최근 배임 등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고 한화그룹의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컨트롤 타워를 잃은 한화그룹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실장은 이미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1월 제44차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한화의 태양광 사업분야를 알렸고 2월에는 영국발전업체 AGR과 함께 영국에 24.3㎿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수주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김동원씨는 한화의 지분을 1.67% 소유하고 있다. 셋째 김동선씨와 동일한 비율이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대주주는 김승연 회장으로 2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실장은 2대주주로 4.4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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