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09-20 17:12:39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이 사장은 위성방송사업에서 신규가입자를 늘리는데 한계에 이르자 인터넷동영상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에 이어 KT스카이라이프도 인터넷동영상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인터넷동영상서비스분야가 유료방송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19일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텔레비’를 출시했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를 말한다.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으로 영상을 제공하다는 점에서 위성TV, 케이블TV와 다르고 모바일, PC 등 기기나 장소에 상관없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셋톱박스가 필수인 IPTV와 구분된다.
대표적 사업자로는 미국의 스트리밍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날 콘텐츠를 앞세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 미국에서 가입자 5천만 명을 넘겨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앞서기 시작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장규모는 2016년 4884억 원 정도로 2015년보다 53.7% 증가했는데 2020년까지 7091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지털TV리서치는 세계시장 규모가 2020년 510억 달러(약 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사장은 텔레비를 출시하며 “뉴미디어 시대의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OTT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KT스카이라이프는 1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에 주목, 텔레비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경험을 제공할 것”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IPTV의 공세로 위성방송사업에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료방송업계에서 IPTV 점유율이 2015년 말 39.45%에서 2016년 말 42.52%로 크게 오른 반면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0.35%포인트 하락했다. 위성방송은 IPTV와 달리 쌍방향서비스가 불가능해 서비스 확장에 한계가 있다.
▲ KT스카이라이프 모델이 TV용 OTT ‘텔레비’를 소개하고 있다.
윤용필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융합사업본부장도 “KT스카이라이프의 이미지가 너무 고착화돼 있어 20~30대의 관심을 끌기 어려웠다”며 “단방향 위성방송으로는 다른 유료방송업체와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터넷동영상서비스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인터넷동영상서비스를 제대로 키우려면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던 것은 오리지날 콘텐츠의 힘인데 국내는 아직 자체 콘텐츠 생산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넷플렉스는 2017년 콘텐츠 제작에 약 7조8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자본력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료방송 요금이 매우 낮아 인터넷동영상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미국에 비해 훨씬 적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유료방송의 월간 가입자당 매출(APRU)은 1만4154원 정도인데 이는 미국 유료방송의 가입자당 매출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동영상서비스가 국내에서 활성화되려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낮은 유료방송 요금 때문에 인터넷동영상서비스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파괴적 혁신만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국내 인터넷동영상서비스시장의 기반을 다지려면 세금환원 등의 보호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