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가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상반기에 내놓은 영화 2편이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지만 ‘택시운전사’와 ‘살인자의 기억법’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올해 실적에 청신호를 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손익분기점에 거의 도달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살인자의 기억법은 19일 전국 803개 스크린에서 5만115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6일 개봉한 뒤 지금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관객 220만 명이 손익분기점인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쇼박스는 다른 투자배급사들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시기에 스릴러물 살인자의 기억법을 내놨다.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유일한 상업영화다. 영화의 원작소설을 쓴 김영하 작가가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점도 영화의 인기에 한몫했다.
쇼박스가 3분기에 영업이익 90~100억 원을 거둬 분기 기준으로 최대실적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히 택시운전사의 흥행이 쇼박스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택시운전사는 올해 국내에 개봉한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현재 누적 관객 수는 1216만 명에 이른다. 택시운전사의 제작비는 15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 450만 명을 돌파한 지 오래다. 택시운전사 관객 수가 1천만 명일 때 쇼박스는 7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쇼박스는 올해 상반기에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영업손실 15억5200만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70억 원을 냈다는 점을 볼 때 뼈아픈 부진이다.
3월 말 개봉한 '프리즌'이 나름 선방했지만 중국 합작영화가 중국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100억 원을 들인 ‘특별시민’도 1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상반기 국내에 배급한 영화가 단 2편에 그치면서 쇼박스의 영화시장 점유율도 4.4%로 9위에 그쳤다.
쇼박스가 3분기에 시장전망치에 부합하는 영업이익을 낼 경우 상반기 부진을 단번에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쇼박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53억 원을 거뒀다.
4분기 개봉작도 실적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배우 현빈씨와 유지태씨가 출연하는 ‘꾼’이 11월 개봉한다. ‘평양성’ 조감독 출신인 장창원 감독이 처음 메가폰을 잡았다. 곽경택 감독의 ‘희생부활자’도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