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09-17 17: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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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원청의 안전관리시스템 부실에 따른 하청업체 노동자 사망사고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는 8월21일부터 9월1일까지 STX조선해양 전체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원청이 199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돼 책임자를 입건하고 과태료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8월20일 오전 11시30분 경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하고 있던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잔유탱크가 폭발하면서 탱크 안에서 작업하던 하청노동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총체적인 안전관리부실'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51건을 위반한 STX조선해양에 과태료 3300만 원, 66건을 위반한 협력업체에 3500만 원을 각각 물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폭발위험구역에 폭발방지 성능이 없는 방폭등을 사용했고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았다. 또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때 적정환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감시인력도 배치해야 했으나 감시인력 배치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TX조선해양은 또 현장의 안전보건 관리책임은 대표이사에게 있는데도 안전보건협의체 운영을 안전보건팀장에 맡기는 등 안전경영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만 대표이사에게 보고되고 나머지는 안전보건담당 수준에서 처리돼 대표이사 등 책임자가 중대재해 조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노동관계 법령과 관련해서도 연장근로 한도(주 12시간)를 위반했고 기간제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연봉제 노동자에게 연차수당도 지급하지 않아 83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주관한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STX조선해양에 폭발위험 작업에 사용되는 방폭등을 즉시 교체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최고경영자를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변경하며 협력사 안전보건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전담인력을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원청의 안전관리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특별감독인 만큼 STX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시설과 설비의 안전성과 안전관리시스템을 감독했다”며 “향후 사업장 안의 산업안전보건법 준수여부를 지속적으로 감독하기 위해 근로감독관과 노사로 구성된 현장순찰반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