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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가 11번가 키울 무기는 인공지능과 인수합병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7-09-11 1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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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1번가 매각 대신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키우는 쪽으로 선택했다.

박 사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하는데 11번가를 키우기 위해 대대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수도 있다.

◆ 11번가, 인공지능과 접목으로 다시 태어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일 “SK텔레콤은 자회사를 통한 성장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박정호 사장은 인공지능, 전자상거래 등 신사업을 통해 통신 비중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는 정보통신기술 지주회사로 탈바꿈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박정호가 11번가 키울 무기는 인공지능과 인수합병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 사장은 8일 온라인쇼핑몰 11번가를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 접목해 미래 전자상거래플랫폼으로 진화,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11번가는 SK텔레콤이 지분 98.5%를 보유한 SK플래닛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4조2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적자가 계속돼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에 매각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박 사장이 11번가를 매각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올해 3월 인공지능 챗봇서비스 적용했고 현재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하고 있다. 11번가를 통해 SK텔레콤이 개발한 인공지능을 시험하면서 동시에 기술을 활용한 유통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유통기업이 정보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회사인 아마존은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를 유통에 적극 접목하고 있고 알리바바도 8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해 온라인쇼핑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적자가 계속되는 11번가를 인수하려 했던 것도 정보통신기술과 결합된 온라인쇼핑의 성장가능을 높게 보았기 때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전자상거래회사와 대기업 온라인부문은 실적이 부진하다”며 “그럼에도 전자상거래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온라인이 커지는 소비행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성장동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11번가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 추진하나

박 사장은 11번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확대나 인수합병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분야에서 규모의 경제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거래액이 14조 원 가량인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11번가,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는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11번가는 연간 거래액이 7조 원 정도로 업계 2위다.
 
박정호가 11번가 키울 무기는 인공지능과 인수합병
▲ 서성원 SK플래닛 사장.

이번에 11번가가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으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으려 했던 것도 외부자금을 수혈해 이베이코리아 정도로 규모를 키우기 위한 것이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SK텔레콤 대표로 취임한 직후부터 11번가 지분매각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1번가를 키우는 유력한 방안으로는 유통기업과 합작회사 설립이 제기되고 있다.

최남곤 연구원은 “SK텔레콤은 11번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원하고 있다”며 “50 대 50의 지분구조를 가진 새로운 형태의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 사장이 기존 유통회사를 인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사장은 SK그룹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통한다. 그런 그가 처음에는 11번가의 지분을 매각해 투자를 받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에 실패한 이상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신세계통신, SK하이닉스 인수합병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성공으로 이끈 경험이 있고 최근 SK텔레콤이 지분 20.1%를 보유한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도 총괄하고 있다. 

8월 유통업계에서는 SK그룹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쇼핑부문을 인수해 11번가와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각각 8조 원, 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마존은 6월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유통회사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며 월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회사를 위협하고 있다”며 “11번가와 전통적인 유통회사를 인수해 경쟁력을 높일 경우 국내 유통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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