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철 사장이 올해는 한불모터스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할까?
한불모터스는 2009년 자금난에 빠지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프랑스 푸조자동차 국내법인인 한불모터스는 올해 들어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수입차 판매 증가율에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의욕적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있어 신차효과가 워크아웃 졸업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푸조와 시트로엥, 올 하반기 신차 4종 투입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불모터스 채권단은 워크아웃 졸업을 검토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중이다. 실사결과는 이르면 11월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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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이사 사장 |
한불모터스는 2009년 3월 실적부진과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자금난에 빠지면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그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등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이행각서를 체결하고 2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송승철 사장은 지난 6월 하반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상반기 워크아웃을 졸업할 계획이었지만 채권단과 절차협의 등으로 미뤄졌다”며 “8월 말까지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의 이런 기대와 달리 워크아웃 졸업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이유는 채권단이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세웠기 때문이다.
푸조는 올해 9월까지 국내시장에 모두 2190 대를, 시트로엥은 394 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푸조와 시트로엥의 판매량은 각각 6.8%, 10.7%씩 늘어나긴 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 증가율(약 20%)에 비하면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송 사장은 한불모터스 워크아웃 졸업에 신차효과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불모터스는 올해 하반기에 4대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량 늘리기에 나섰다.
지난달 푸조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008의 밀레 에디션 출시를 시작으로 이달 중순부터 푸조의 도심형 크로스오버차량(CUV) 2008과 308 스테이션웨건(SW) 모델, 시트로엥의 고급 SUV C4피카소를 잇따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푸조2008이 낮은 가격과 높은 연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푸조2008은 지난 27일 사전예약 시작 5일 만에 600 대 예약을 돌파했다. 푸조2008 가격은 2천만 원 중반에서 3천만 원 초반 대이며 연비는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르노삼성차의 소형 SUV QM3(18.5㎞/ℓ)와 비슷한 수준이다.
◆ 오너 송승철, 한불모터스 자존심 회복할까
한불모터스는 현재 프랑스 본사와 딜러계약 연장을 논의하는 중이다.
한불모터스가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하게 된다면 본사와 딜러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본사와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불모터스의 딜러계약 유효기간은 오는 12월31일까지다.
송승철 사장은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등과 함께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선구자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81년 코오롱 상사에 입사한 뒤 1985년 자동차사업부에서 BMW 수입업무를 담당하면서 수입차와 인연을 맺었다.
1991년까지 BMW코리아 마케팅팀에서 일한 뒤 1993년부터 당시 사브의 공식 딜러사인 신한자동차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했다. 신한자동차 시절 사브9000을 수입차 판매 1위 모델로 만들면서 이름을 알렸다.
2002년 한불모터스를 설립해 푸조를 공식수입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1년 본사로부터 시트로엥 수입권도 따냈다. 당시 푸조와 시트로엥을 동시에 수입하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한국뿐이었다.
한불모터스는 푸조-시트로엥그룹의 국내법인이면서 송승철 사장이 지분 66.41%를 보유한 오너기업이기도 하다. 다른 수입차 국내법인은 본사가 지분을 투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송 사장은 지난해 초 “다른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대부분 ○○코리아 등으로 법인명이 돼 있는데 본사에서 하라고 하면 다 해야 한다”며 “우리는 앞잡이가 아니다”고 말해 다른 수입차 국내법인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한불모터스는 2012년 매출 949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10억 원, 74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