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매우 부진한 3분기 성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줄인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임대기 사장은 삼성전자의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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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제일기획은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28억 원의 영업이익(잠정)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7%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6015억 원, 당기순이익은 1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각각 6.91%, 37.55% 감소했다.
제일기획은 “국내경기 회복세가 둔화돼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마케팅 활동이 줄어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부진하면서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것이 제일기획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제일기획은 매출 가운데 72%를 삼성전자에 의존한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광고와 마케팅 전략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임대기 사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에서 신규 광고를 따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삼성전자가 광고와 마케팅을 줄이면서 발생한 매출감소를 만회하는 데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광고비를 지속적으로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내 광고시장이 침체된 것도 제일기획 실적악화에 한몫을 했다
올해 광고시장은 경기침체와 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의 흥행실패, 세월호 사고 등으로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여기에 S-ERP(삼성그룹 통합 전사적자원관리) 도입에 따른 전산유지비, 감가상각비 등 판관비와 인건비, 경비가 증가한 점도 제일기획 영업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임 사장은 앞으로 해외비중을 높이고 광고주를 확대하는 등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의 해외부문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일기획의 영업총이익 가운데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전 70%에서 올해 상반기 78%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부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80%가 삼성전자에서 나온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제일기획은 다양한 광고주를 영입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제일기획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이동통신사, 러시아 코카콜라 계열사, 러시아GM, 영국 과자회사 등 자동차부터 소비재, 식음료까지 다양한 해외광고주를 영입했다.
제일기획은 지난 7~9월 인도네시아 법인, 과테말라 지점, 요르단 법인도 각각 설립했다.
제일기획은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광고주를 모으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제일기획은 중국과 유럽에서도 광고대행사를 인수합병해 빠르게 성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