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20년까지 친환경차, 고급차, SUV 전열을 갖추고 대전환점으로 삼는 데 주력한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제품군 31종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친환경차시장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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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코나를 기반으로 한 장거리 전기차와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출시하는 한편 전기차 전용차대도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초기 구상대로 제네시스 제품군을 완성하는 시점도 2020년이다. 현대차는 2015년 말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6개 차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2020년에 SUV 제품군을 완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 부회장은 6월 코나 공개행사에서 “2020년까지 코나보다 더 작은 SUV와 싼타페보다 더 큰 SUV도 출시해 전체 제품군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고급차, SUV 제품군 정비를 마치는 2020년에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친환경차를 비롯한 미래차와 고급차 전략을 진두지휘하면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현대차의 미래가 정 부회장에 달려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지만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매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렌터카회사와 법인 등에 대량으로 공급하는 플릿판매와 딜러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인 인센티브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플릿판매와 인센티브 축소로 미국판매가 줄더라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 사드보복으로 판매량이 급감하자 폴크스바겐 중국 디자인 총괄 담당 출신의 임원을 영입하고 전략차종 개발에 힘을 쏟는 등 장기적인 처방책을 내놨다.
현대차가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으로 한동안 수익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탓에 친환경차, 고급차, SUV 출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환경차와 고급차를 개발하는 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연구개발비로 2015년보다 8.3% 늘린 2조3522억 원을 썼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995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 줄었다.
현대차 연구개발비는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지난해 1분기보다 늘었지만 2분기에 지난해 2분기보다 7.2% 줄었다. 2분기 들어 사드보복으로 중국부진이 깊어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진 탓에 현대차가 연구개발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사드문제로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설 곳이 좁아지면 위기론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이라며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자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 현대차가 추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