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더블스타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살아나면서 더블스타로 매각이 틀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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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더블스타가 매각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면서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 더블스타 매각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주주협의회에서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가격을 깎아줄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권이 부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산업은행은 우선매수청구권이 살아날 경우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지 여부를 또 다시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4월 산업은행이 최종적으로 조건없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았던 주주협의회의 결정을 놓고 불공정 매각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번에는 주주협의회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경우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금융업계는 금호타이어의 새로운 매각가격이 애초 9550억 원에서 15%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한 7천억 원대 후반과 8천억 원대 초반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지속적으로 금호타이어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을 내비쳐 왔는데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새로운 가격으로 계약을 맺을 경우 박 회장 역시 그만큼 자금마련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3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때 상반기 영업이익 등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줄어들 경우 매매계약을 조건없이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가 상반기 금호타이어의 경영악화에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가격인하를 요구하면서 계약파기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상표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큰 산을 넘은 것으로 보였던 매각과정이 새로운 복병을 만나면서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계약파기를 하지 않은 만큼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의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주주협의회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른 시일 안에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등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