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산기업 보잉이 한국에 무기수출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보잉은 박근혜 정부에서 경쟁기업인 록히드마틴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방산비리 수사를 계기로 무기도입의 투명성이 확보될 경우 다시 역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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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방산비리 수사로 한국에 무기수출 확대 기회 잡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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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CEO. |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에서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한국에 무기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방위사업청 국제계약부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한국에 모두 107억2475만 달러의 무기를 수출했다.
노무현 정부 때 록히드마틴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이는 데 쓴 비용 1억976만 달러와 비교하면 100배가량 규모가 늘어난 것이며 이명박 정부의 7억7777만 달러와 비교해도 1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박근혜 정부에서 차세대전투기(F-X) 구매사업(약 7조 원)과 공군의 주력 전투기 KF-16의 성능개량사업(약 2조 원), 광개토-Ⅲ 이지스전투체계사업(약 2조 원) 등을 따냈다.
록히드마틴이 박근혜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줄을 대 박근혜 정부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지난해 말부터 정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3차 차세대전투기사업을 놓고 록히드 마틴과 박근혜 정부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뒷말이 무성하다.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3차 차세대전투기사업에서 보잉이 개발한 전투기를 선택할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됐다.
보잉이 이미 한국의 차세대전투기 1, 2차사업을 따낸 경험이 있을뿐 아니라 향후 한국형전투기(KF-X)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기술이전을 받을 때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2013년 8월에 진행된 최종입찰에서 경쟁기업인 록히드마틴이 가격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탈락하면서 보잉이 차세대전투기 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업자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군 수뇌부 회의를 열어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35를 차세대전투기를 결정한다. 정확한 이유를 요구하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8조3천억 원에 이르는 사업을 좌지우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미리 계획된 일정과 단계별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 대형 대정부계약(FMS)을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무기체계 획득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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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방산비리 수사로 한국에 무기수출 확대 기회 잡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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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 리퍼트 전 미국 주한대사. |
애초 배치를 보류하기로 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가 지난해 7월 갑작스럽게 추진된 것도 록히드마틴과 박근혜 정부의 커넥션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방산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적폐청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산산업이 구조적으로 투명화될 경우 보잉이 록히드마틴에 밀려 좁아졌던 한국에서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2013년에 ‘아파치가디언’ 헬기 도입사업에서 1조8천억 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한 뒤 4년 동안 한국 방산시장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보잉은 한국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도 이미 깔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1월에 주한 미국대사에서 물러난 마크 리퍼트 전 대사를 올해 초에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구체적인 영입시점과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리퍼트 전 대사가 활동한 이력을 놓고 볼 때 한국정부를 대상으로 한 무기판매에 힘을 보탤 것으로 방산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