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 관련 발언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앞으로 개헌 논의가 끝나지 않으리라는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가 개헌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고 김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개헌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상 김 대표의 불끄기 노력에도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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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새누리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해 개헌 논란을 해명하고 있다. |
김무성 대표는 17일 새누리당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해 “예민한 개헌논의를 촉발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박 대통령이 아셈(ASEM)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 주관으로 열리는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할 계획이 없었으나 이 자리를 찾아 와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정식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개헌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며 “정기국회 끝까지 개헌논의는 없어야 하겠지만 정기국회 이후 개헌논의가 많아질 것을 우려하는 말을 한 것”이라고 개헌발언을 해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중국 방문 중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 터지듯 개헌논의가 나올 것”이라며 “봇물이 터지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유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짧고 무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길다”며 대통령 임기문제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이런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청와대도 불편해하고 있단 말이 퍼져나갔다. 특히 친박계 인사들은 김 대표가 대권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이냐며 발끈했다.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이 나온 뒤 홍문종 전 사무총장은“지금 이 시점에 개헌론이 나라에 도움이 되고 여당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친이 친박을 떠나 대통령과 각을 세울 부분이 있고 같이 갈 부분이 있다”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하루 만에 사과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론은 블랙홀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게 차기 대권주자로서 좋을 것이 없다는 의견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개헌발언에서 한발짝 후퇴하면서도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는 “제 불찰로 연말까지 개헌논의가 없어야 하는데 크게 보도된 것은 죄송하다”며 “우리 당은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개헌논의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기국회가 끝난 이후나 내년에 개헌논의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개헌논의 전개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내년 초 개헌논의를 주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는 또 내년 초 개헌논의가 나오면 대표 차원에서 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했다.
김 대표의 개헌발언 사과에 대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개헌논의를 한 여당대표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사태는 대통령이 제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표적 개헌론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