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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와 페라가모가 콧대를 낮춘 이유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10-15 18: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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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찌와 페라가모가 콧대를 낮춘 이유  
 

페라가모와 구찌로 대표되는 1세대 명품들이 문턱을 낮추고 있다.

수도권 위주로 내던 매장을 지방에도 내고 카페도 열어 직접 고객에게 다가가려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진이 계속되자 활로를 찾아 나선 것이다.

국내소비자의 소비성향이 양극단으로 바뀌면서 어중간한 가격대의 대중명품이 고전하고 있다. 병행수입이나 해외 직접구매를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이들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 지방 내려가고 인터넷 판매 시작한 페라가모

페라가모는 지난 2일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에도 매장을 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에도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페라가모는 지난 7월부터 온라인판매도 시작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에 입점해 잡화와 의류 1천여 종을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500여 종보다 2배 이상 많다.

페라가모는 그동안 서울에 있는 백화점과 주요 면세점 위주로 매장을 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전략을 바꿔 지방은 물론 인터넷에서도 페라가모 제품을 판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자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선 것이다.

페라가모코리아의 매출은 2011년 972억 원에서 지난해 1119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0억 원에서 107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페라가모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서 입점 9년 만에 사실상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페라가모는 한때 5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기도 했는데 서울의 주요 백화점에서 밀려난 것은 처음이었다.

◆ 카페 열며 고객유치 나선 구찌

구찌코리아는 다음달 중순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에 구찌 까페를 운영한다. 이 카페에서 구찌의 로고가 박힌 케이크와 초콜릿, 커피 등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명품매장의 문턱을 낮춰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인테리어도 한지를 사용해 한국고객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가격도 다른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커피가 7천~1만 원이며 생과일주스가 1만 원 정도다.

구찌코리아가 처한 상황도 페라가모코리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425억 원을 올렸다. 2012년보다 5.2%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8.7% 줄어든 283억 원에 그쳤다. 2012년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2.6% 줄었다.

구찌코리아는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된 시기에도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7~2009년 구찌코리아 매출은 94.4% 늘었고 영업이익은 326% 급증했다. 이 때문에 지금의 부진은 이례적이다.

구찌코리아는 매출부진이 계속되자 올해 초 다른 명품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릴 때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올해 초 루이비통 출신의 카림 페투스 사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찌와 페라가모가 콧대를 낮춘 이유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위치한 구찌 카페

◆ 소비자 소비 성향 바뀌면서 대중명품 고전


1세대 명품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어중간한 가격의 대중명품이기 때문이다.

최상위 부유층은 더욱 비싸고 희소성있는 명품을 찾는 반면 그동안 돈을 모아 명품을 샀던 중산층은 장기불황으로 명품소비를 줄이고 있다.

에르메스나 샤넬 등 초고가 명품은 경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경기침체 때도 매출이 크게 줄지 않는다. 반면 중산층 고객 비중이 큰 대중명품은 중산층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또 병행수입이 활발해지며 명품 구매처가 다양해졌고 온라인을 통한 직접 구매가 늘어난 점도 1세대 명품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싼 가격으로 명품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명품’이 아닌 누구나 하나쯤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겼다. 지난해 기준 병행수입 및 직접구매 시장은 3조 원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최근 자기만의 취향을 표현하려는 젊은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기존 유명 브랜드가 아닌 신생 명품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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