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자체브랜드를 앞세워 유통업계 정체를 이겨내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자체브랜드사업을 강조하고 힘을 실어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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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체브랜드 제품은 이미 종류가 1천여 개에 이른다. 제품군도 식품,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다양해 판매하지 않는 상품군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마트는 지난해 대형마트 3곳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는데 ‘노브랜드’ 효과로 1900억 원의 매출 올린 것으로 업계는 평가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노브랜드가 입소문이 나면서 이마트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6월 ‘2017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기존 유통채널의 위기를 들며 노브랜드 등 자체브랜드사업을 강화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노브랜드는 최근 전용매장을 따로 만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첫 해인 2015년보다 지난해 매출이 8배 이상 뛰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75% 늘어난 35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바라본다.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의 인기는 최근 소비자의 구매성향과 맞닿아 있다”며 “불황일수록 소비자는 디자인, 가격, 편리성에 중점을 둬 제품을 구매하는데 노브랜드가 이런 기호에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체브랜드 피코크의 경우 호텔 셰프를 채용해 맛을 개발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자체브랜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급 식품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올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가 3조원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 피코크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자체브랜드는 편의점사업에서도 구원투수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이마트위드미는 하반기에 실적개선을 위해 이마트와 연동하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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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의 다양한 제품. |
이마트는 “앞으로 위드미에서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판매비중을 기존보다 늘리겠다”며 “위드미의 ‘이마트화’를 통해 지난해 19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노브랜드의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브랜드는 앞으로도 성장할 여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지난해 자체브랜드 매출이 33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53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에서 자체브랜드 매출비중은 25% 수준으로 영국과 독일 등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영국의 대표 유통회사인 막스앤스펜서는 전체매출이 모두 자체브랜드에서 나온다. 독일의 유통회사 알디 또한 90%이상의 매출을 자체브랜드로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입장에서 자체브랜드는 마케팅비용이 적고 중간제조사도 끼지 않아 수익성이 높다”며 “앞으로 자체브랜드 성장을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