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러시아 판매량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러시아공장 증설계획도 잠정 중단됐다.
10일 유럽기업인연합회(AEB)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시장에서 2만9899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은 각각 1만5398대, 1만4501대로 지난해 9월보다 각각 10.3%, 19.5%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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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까지 3개월 연속 월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9월 러시아 완성차기업인 아브토바즈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아브토바즈는 지난달 3만6513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9월보다 8.7% 줄어든 수치이긴 하나 감소폭이 현대기아차보다 작었다.
아브토바즈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9월 누적 판매 기준 15.9%로 러시아 1위다. 현대기아차가 15.2%로 2위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서방국가들이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9월 러시아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177만99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러시아 자동차시장 상황은 최근 들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달 동안 판매량 감소율은 20%대를 웃돌았다.
현대차는 러시아 자동차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현지공장 증설계획도 보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 생산능력을 15만 대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현지 시장상황이 악화돼 계획을 잠정보류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기업들도 러시아에서 판매량이 대폭 줄었다. 특히 미국의 포드와 GM그룹은 9월 판매량이 각각 35.1%, 43.3%씩 감소했다.
유럽과 미국 완성차기업들은 브랜드마다 성적이 엇갈렸다.
BMW그룹과 푸조-시트로엥 판매량은 9월 40%대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량은 13.3% 증가했다. 닛산 판매량은 9월 21% 감소했지만 토요타는 판매량이 1% 주는데 그쳐 방어에 성공했다.
유럽기업인연합회는 “러시아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라 현지 자동차시장 위축세는 완화되겠지만 근본적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연간 판매량은 모두 245만 대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2%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