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순수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보급정책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투자에 집중해온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인도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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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영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장. |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인도가 최근 2030년부터 신규 판매차량을 전부 순수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투자와 판매전략을 변경할 수도 있다.
인도는 올해 4월부터 마일드하이브리드차의 구매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데 이어 순수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보급정책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순수 전기차가 아닌 다른 친환경차에 낮은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가 급진적인 친환경차 보급정책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인도에서 판매 1위인 마루티스즈키를 비롯해 현대차, 토요타, 닛산 등 친환경차 가운데 하이브리드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완성차회사들이 인도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마루티스즈키는 인도에서 마일드하이브리드차인 에르티카, 시아즈 등을 주력모델로 팔고 있다. 또한 도시바, 덴소 등과 함께 하이브리드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하는 현지공장을 짓는 데 1조8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요타는 최근 인도에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닛산은 올해 하반기부터 SUV 하이브리드차를, 현대차는 내년부터 인도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판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아시아 완성차회사의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인도가 공격적으로 순수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면서 다른 종류의 친환경차를 지원을 하지 않으면 완성차회사들은 투자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가 친환경차 정책을 바꾸면 전기차 투자에 집중했던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인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는 인도법인 MG모터를 통해 조만간 현지에서 SUV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회사 비야디는 이미 인도에서 전기버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비야디의 라이벌로 꼽히는 충칭창안자동차는 2020년 인도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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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
기아차가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직후에 인도 친환경차 정책이 발표되면서 기아차가 변화한 정책을 인도전략에 반영할 수도 있다.
기아차는 최근 올해부터 2021년까지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11억 달러(약 1조2천억 원)을 투자해 연산 30만 대 규모 생산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2019년 하반기부터 가동하고 2021년까지 생산능력을 30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생산 차종은 현지전략형 소형승용차와 SUV 등이 꼽히고 있다.
기아차가 인도공장 입지로 선정한 안드라프라데시 주 아난타푸르 지역은 현대차의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390km 떨어져 있어 현대차가 인도에서 축적해온 시장 경험과 노하우뿐 아니라 부품공급망, 물류시스템 등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시장점유율 17%를 확보하면서 판매 2위를 굳혔다. 인도판매 1위인 마루티스즈키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48%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