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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출근하고 있다.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24일 시작된다. <뉴시스> |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가 인사청문회에 조만간 서게 되면서 자유한국당이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아들의 병역면제 △아내의 위장전입 △아버지로부터 상속한 토지 관련 세금의 탈루 △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내정자의 아들은 2001년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입대를 미뤘다가 어깨수술을 받은 뒤 재검에서 재발성 탈구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이 내정자는 아들의 군면제 의혹이 커지자 “아들을 군대에 보내기 위해 병무청에 탄원서까지 보냈다”고 맞섰다.
이 내정자의 아내도 1989년 3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강남구 논현동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12월에 평창동으로 다시 전입해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주소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아내가 서울 강동구의 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일하면서 출퇴근 때문에 논현동에 머물렀다”고 해명했다. 아내가 미술전시회에 출품한 그림 2점을 전남개발공사에서 900만 원에 사들여 불거진 고가매각 의혹을 놓고도 “당시 작품 판매를 강제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내정자는 1991년 아버지로부터 전남 영광군 용덕리에 있는 1868제곱미터 규모의 토지를 물려받았는데 이 땅을 2008년에 재산으로 신고했다. 이 때문에 상속한 토지를 17년 동안 고의로 신고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내정자는 “아버지가 별세한 뒤 재산을 파악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1990년부터 물려받은 땅의 지방세를 납부한 사실이 밝혀지자 “기자와 의원으로 생활하면서 소소한 가정사를 챙기지 못했다”고 다시 해명했다.
이 내정자의 어머니가 2001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고 2005년 팔아 2억 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곳을 놓고 이 내정자가 어머니의 이름을 빌려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내정자는 “셋째 동생이 어머니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에 소속된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인 경대수·박명재·정태옥·김성원·강효상 의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가 청문회의 주요자료 제출을 거부해 청문회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이 내정자에게 여러 의혹에 관련된 자료를 21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거부됐다는 것이다.
경대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병역면탈·위장전입·세금탈루·부동산 투기 등 5대 비리 관련자를 고위공직에서 배제하기로 했는데 이 내정자는 이런 비리 의혹을 모두 받고 있다”며 “자료를 계속 제대로 제출하지 않으면 인사청문회 일정을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 내정자의 정책과 자질 검증에 주력하겠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자유한국당의 공세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현안브리핑에서 “후보자 검증은 무조건적인 ‘흠집내기’가 아니라 정책과 비전을 살펴보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도저히 통과가 안될 결격사유가 아니라면 새 정부가 안정적으로 출발하도록 협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내정자는 24~25일 인사청문회를 받는다. 여야의 의견이 다르지 않다면 26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내정자의 국무총리 인준안을 처리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