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을 뒤따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 관련기업의 인수를 추진하며 향후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대비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을 경쟁업체보다 앞서 선점한 효과로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것과 같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
|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4일 “애플이 이르면 올해부터 탑재를 준비중인 마이크로LED는 곧 업계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기술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올해 가을 출시하는 애플워치 신제품에 마이크로LED를 사용한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대만에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대량양산을 준비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애플은 2014년 LED기업 럭스뷰를 인수해 마이크로LED 개발에 나섰다. 애플워치에 먼저 탑재해 기술력을 인정받을 경우 아이폰 등 다른 제품으로 확대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도 애플을 뒤따라 마이크로LED 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매체 올레드인포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대만의 플레이니트라이드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플레이니트라이드는 2015년 설립된 마이크로LED 전문기업으로 인수가격은 약 1700억 원 선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기기에 이 기술을 우선 적용해볼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자체기술로 마이크로LED를 개발중이며 이를 적용한 TV 시제품을 공개한 적도 있다. 가상현실 전문업체 오큘러스도 최근 관련기업 인피니레드를 인수해 기술개발에 나섰다.
마이크로LED는 미세한 크기의 LED를 활용해 색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화질과 전력효율에서 LCD와 올레드를 모두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기술적 특성상 올레드패널과 같이 휘거나 접는 형태의 기기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가능성도 높다. 마이크로LED를 활용하면 디스플레이 내부에 지문인식모듈을 내장하는 것도 더 쉬워진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앤마켓스는 마이크로LED시장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리잡아 2025년까지 연평균 55%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규모는 2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다른 패널업체들은 이제 막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는 단계다. 연구개발과 투자여력에서 마이크로LED까지 발을 넓히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기술을 선점한 효과로 현재 디스플레이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레드패널 기술력을 스마트폰의 중요한 차별화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에서도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디스플레이사업에 경험이 없어 단기간에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개발에 나서도 충분히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
|
|
|
▲ 소니가 개발한 마이크로LED패널의 구조. |
애플도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폰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대만 홍하이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이노룩스와 마이크로LED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노룩스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기술력과 경험, 양산능력이 모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LED는 가격과 수율문제가 해결될 경우 TV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현재 주력으로 밀고 있는 LCD방식의 QLEDTV를 대체하며 올레드TV와 맞대결을 노릴 수도 있다.
또 올레드패널보다 구조적으로 튼튼하고 공정도 단순해 삼성전자가 목표로 하는 접는 스마트폰의 상용화를 더 앞당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공정기술과 원가개선능력이 발전할 경우 마이크로LED는 모든 디스플레이산업분야에 침투할 수 있다”며 “선두업체들의 기술발전 속도에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촉각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