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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선 커리어케어 전무(컨슈머1 부문장). |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인공지능분야 채용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많은 소비재 기업과 유통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적극 검토하고 있거나 이미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는 취업난 속에서도 회사를 골라 갈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국내 최대 HR컨설팅 회사 커리어케어의 소비재 전문 컨설턴트 이정선 전무(컨슈머1 부문장)에게 인공지능과 관련한 소비재·유통 기업의 대응과 채용시장의 현황을 알아봤다.
- 소비재·유통산업에서 IT의 역할과 위상이 과거와 달라진 것 같다.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비즈니스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다. IT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확대는 필연적 과정이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고객 접점확대는 이제 온라인 채널 위주로 진행된다.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파는 곳이 아니라 온라인 구매를 위한 쇼룸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여기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접목해 쇼룸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 인공지능 기술은 소비재·유통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변혁의 폭이 크다. 고객정보가 빅데이터로 집적돼 있어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데이터마이닝 을 활용하면 혁신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요구를 파악한 후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어디에서 어떻게 제공할지 전반적인 유통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 외국의 사례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자연어 음성인식,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상품검색, 빅데이터 머신러닝 분석을 통한 상품추천, 챗봇을 매개로 한 고객센터 응대, 이메일 전송, 일정예약 등의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 유통기업 아마존이 가장 앞서 있다.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물품을 찾고 주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점원이 고객을 응대하며, 드론으로 택배를 배송하는 서비스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국내기업 사정은 어디까지 와 있나.
"선진 인공지능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조직을 꾸리고 인재를 채용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단계다. 고객취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과 챗봇이 현재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 연구와 투자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 채용 분위기는 어떠한가?
"차세대 산업혁명을 놓고 인식이 커지면서 기술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에 ICT 기술을 접목하고 온라인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존 빅데이터 분석, 개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있다. 알고리즘 개발자 등 일부 전문분야는 석박사급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영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전문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통계학을 전공하고 데이터 분석업무 경력을 쌓은 사람이거나 둘째,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머신러닝 등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짜본 사람이거나 셋째, 컨설팅 경험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으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사람이다."
- 실제로 기업에서 이들의 비중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가?
"산업 구분없이 각 기업에 이미 데이터분석 전문 인력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은 장기적 기술개발 차원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고학력 인재를 다수 채용하고 있다. 컨설팅 경험이 있는 인력들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사업전략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이 분야 전문가들에게 대단히 큰 기회며 변화일 것 같다.
"젊고 유능한 석박사급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높은 연봉을 제시받으며 기업들의 영입전쟁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이들은 좀 더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조직문화를 갖고 있고 장기적 투자가 가능한 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 인재 추천의뢰가 실제로 많이 늘었나?
"자연어 검색,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에 관한 역량을 요구하는 포지션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을 구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인공지능 전문가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 사람들이 시장에 많지 않다. 사업을 주도할만한 비전을 갖춘 검증된 인재도 부족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기업들이 아직 기술개발 초기단계에서 사업 방향성을 찾는 중이라 요구사항이 모호할 때가 많다.'
- ‘모호하다’는 게 무슨 말인가?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지 정해지지 않아 인재상이 불명확하다거나 조직은 구성했지만 사업의 미래상이 불명확해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전문가 한두 명 영입한다고 사업의 틀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기업도 사람을 채용할 때 고심이 많다."
- 고민을 하는 기업에 조언을 해준다면?
"구체적인 미래상을 설정하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4차산업혁명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커리어케어의 컨설턴트와 같은 인재전문가와 상의해 각 분야별 핵심역량과 발전가능성, 조직융합 등을 점검하며 조직구조와 사업방향을 정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인공지능 관련 채용시장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전문가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나 인력공급 속도가 빠르지 않아 앞으로 몇년 동안은 인재풀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 인프라를 갖추고 인재 투자를 계속 키워 나가야 한다. 구직자들이 4차산업혁명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자신의 역량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