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주회사들이 지배구개편에 따른 수혜를 당분간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실적 등 본질적 가치가 지주회사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데 더욱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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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김수현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지주회사의 본질적 가치에 따라 주가 차별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주회사 자산총액 기준이 1천억 원에서 5천억 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이 7월부터 시행된다.
두 연구원은 “중견회사들의 지주회사 전환 러쉬는 일단락될 전망”이라며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금지 관련 상법개정안도 계류중이어서 향후 지배구조개편에 불리한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다중대표소송제를 담은 상법개정안 등 경제민주화법안이 다음 정부에서 좀더 강화될 것으로 보여 지배구조개편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두 연구원은 바라봤다.
지주회사 기업가치에 자회사의 실적개선 여부가 더욱 중요해지게 된 셈이다.
주요그룹 가운데 1분기 영업이익 상승폭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그룹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으로 꼽혔다.
삼성물산은 1분기 매출 39조25922억 원, 영업이익 2조389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35.8% 늘어나는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 상승폭이 클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1분기 건설부문의 손실처리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두 연구원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늘어난 3조2020억 원, 영업이익은 768억 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패션부문도 6개 브랜드를 정리에 따른 손실을 전분기에 이미 반영해 1분기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물산은 지주회사 전환 시 브랜드 로열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은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본질적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두 연구원은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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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회 LG 대표이사 사장. |
LG그룹 지주회사 LG도 자회사 실적호조에 따른 수익성 개선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LG그룹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LG전자가 1분기에 ‘깜짝실적’을 낸 덕분이다.
LG는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2조4400억 원, 영업이익 395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19.9% 증가하는 것이다.
두 연구원은 “LG는 1분기에 LG전자의 실적호조로 지분법 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늘어난 1163억 원, LG화학 관련 지분법 손익도 64.7% 늘어난 1670억 원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CJ그룹과 SK그룹은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했거나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두 연구원은 “CJ그룹은 제일제당이 수익성 개선이 미미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역신장할 것”이라며 “SK그룹도 SKE&S의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되지만 주요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수익성이 둔화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0.39%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는 연결기준으로 1분기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난 6조900억 원, 영업이익은 3.5% 줄어든 340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SK는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3조9307억 원, 영업이익 1조5188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8%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0.39% 늘어나는 데 그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