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것은 청와대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라고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이 증언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사장은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BH(청와대) 관심사항이다’라는 말을 듣고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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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
김 전 차관은 최씨, 장씨와 함께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 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하는 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 후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사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해외출장 등의 이유로 신문일정을 미뤄오다 이번에 법정에서 처음 입을 열었다. 그는 영재센터 후원과 관련해 검찰과 특검으로부터 몇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김 사장은 “2015년 8월20일 김 전 차관을 만나 영재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BH라는 말을 듣고 정확히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재센터의 이야기를 듣고 김 전 차관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봤더니 이규혁(당시 영재센터 전무)을 만나면 잘 알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가볍게 듣고 흘릴 얘기가 아니라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김 전 차관 측은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지시한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증인(김재열 사장)과 김 전 차관이 만난 시점에는 이미 이재용 부회장이 청와대의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지원지시를 받고 당연히 증인을 만나 상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이 부회장으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날 28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변호인 측 최종의견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을 끝으로 5월에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