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티격태격하면서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유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자전적 정치에세지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의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홍 후보는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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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
그는 “자유한국당 자체가 전혀 변하지 않았고 대선후보도 자격이 없는데 그와 단일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바른정당을 시작한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이 부분에서 앞으로 내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없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홍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혐의로 대법원의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두고 “홍 후보가 지금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법원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유죄가 확정될 경우 대통령을 그날로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당내 경선을 치를 때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이었지만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에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대선을 독자적으로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 후보는 4일 경상북도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기자들에게 “바른정당 의원 상당수가 나와 함께하기를 원한다”며 “분당의 원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감옥까지 갔으니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의 공세를 두고도 KBS라디오에서 “유 후보가 (내 재판을 놓고) 그렇게 말하는 데 내가 대꾸할 수는 없다”며 “재판 이야기는 유 후보가 법률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유 후보와 홍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의 지지율을 놓고 경쟁하는 점도 두 사람 사이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대구경북 적자’라고 하는데 그러면 나는 서자냐”며 “보수진영의 주적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데 나를 자꾸 몰아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유 후보도 자유한국당에서 제기한 ‘배신자’ 논란을 두고 “대구 서문시장이나 경상북도 의성과 상주 등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 이번 선거를 배신자 프레임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많은 시민들이 자유한국당에 실망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기대선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구도로 진행되면서 유 후보와 홍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018년 총선까지 생각하면 정당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두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