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무선사업부의 비상경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임원들이 성과급을 자진 반납한데 이어 최근 임직원을 대거 다른 사업부로 보내는 인력재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사업 부진에 따른 내부구조조정이 조용하지만 상당히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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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부문 사장 |
18일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지난주부터 무선사업부 소속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500여 명을 다른 사업부로 이동시켰다.
이들은 소프트웨어센터와 네트워크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로 재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사업부가 보유한 스마트폰 1등 DNA를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타이젠 운영체제(OS), 스마트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다른 사업에 분산시켜 전사적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무선사업부의 인력 재배치를 사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무선사업부가 올해 2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낸데 이어 3분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IT·모바일 사업부는 지난 2분기 4조4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보다 31.3%, 지난해 2분기보다 29.6% 줄어든 초라한 성적이다.
3분기 예상 실적 역시 좋지 않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5조원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점을 의식하고 있다. 지난 7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스마트폰시장 경쟁이 더 심해져 3분기 실적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무선사업부는 최근 해외출장 시 비행시간이 10시간 이하일 경우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임직원의 출장비를 20%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또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무선사업부 임원들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진다며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의 25%를 자진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서울 서초사옥의 경영지원실 소속 인력 150여 명을 수원과 기흥사업장 등 현장에 재배치했다. 이들은 무선과 영상디스플레이, 부품 및 소재사업부문 등에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