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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정의선 경영권 승계 위해 현대차를 지주회사로 삼을까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7-03-21 18: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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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대신 현대자동차를 지주회사로 세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1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현대차를 지주회사로 세울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몽구, 정의선 경영권 승계 위해 현대차를 지주회사로 삼을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현대모비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 순환출자고리 4개에 모두 포함되면서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순환출자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등이다.

현대차 역시 순환출자고리 4개에 모두 포함됐다. 그런데도 현대차 대신 현대모비스가 유력한 지주회사 후보로 꼽혔던 이유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기아차 33.88%, 현대글로비스 4.46%, 현대제철 6.8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일 현대차가 현대모비스 대신 지주회사로 떠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 이유로 현대차가 지배주주 입장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할 인센티브와 재무적 여력이 크다는 점, 배당을 늘릴 수 있는 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현대모비스가 인적분할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정의선 부회장은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하는 과제를 안는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반면 현대차의 경우 정몽구 회장이 지분 5.17%를,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2.28%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37조 원 가량으로 현대모비스 보다 1.5배 정도 많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을 늘리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차가 인적분할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인적분할 비율에 따라 오너일가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정몽구, 정의선 경영권 승계 위해 현대차를 지주회사로 삼을까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주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배당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으로 63조 원으로 현대모비스 27조 원의 2배가 넘는다.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일은 지주회사의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는 올해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로부터 현대차그룹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139억 원을 받는다.

신승준 골드만삭스 한국법인 리서치본부장은 “현대차는 지배주주의 지분재편이 있을 경우 상당한 가치를 드러낼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최종적 지주사가 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현대차가 지주사가 될 것”으로 봤다.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고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에 의결권을 주지 않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현대차그룹 등 주요그룹들은 이 법안들이 통과되기 전에 지배구조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너일가의 현대글로비스 보호예수가 올해 2월 종료되면서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개편과 승계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을 팔아 승계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현대차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의 브랜드 사용료를 수취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현대차홀딩스가 출범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라면서도 “브랜드 사용료 수취권이 애초 현대차에 귀속된 점을 감안하면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지주회사 전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급등했다.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8.63% 오른 1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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