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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소설가 복거일씨(오른쪽) |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로 활동하는 복거일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세상에 내놓아야 하다고 주문했다.
복거일씨는 1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재용 부회장의 꿈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이제 삼성그룹의 후계자로서 꿈을 세상에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 "이재용이 후계자로 삼성의 꿈을 제시해야 실패도 용인된다"
복씨는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할 것이며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과 비교되며 거센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복씨는 “하지만 이 부회장이 꿈을 제시한다면 이를 쫓는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를 하더라도 용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아픔도 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씨는 “권한은 꿈을 좇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포했던 것처럼 이 부회장도 꿈을 보여주면 사회로부터 회사 경영에 대한 권한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씨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실패를 사례로 제시했다. 잡스는 과거 PDA를 PC에 이은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하며 진출을 시도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비전을 제시한 덕분에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성공시켜 재기할 수 있었다고 복씨는 설명했다.
복씨는 “최근 이 부회장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며 “곧 이재용 부회장만의 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최지성의 조언 요청에 "관료주의를 경계해야"
이날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은 복씨에게 삼성에 대한 전반적인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씨는 최 부회장의 요청을 듣고 조직 비대화에 따른 관료주의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복씨는 “모든 조직의 문제는 결국 관료주의와 싸움”이라며 “조직이 커질수록 내부적으로 사람이 늘어나는데 이들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에만 몰두해 결국 바깥 사정에 신경 쓰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경계하고 극복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며 사외이사 등을 통한 외부 영향력 확대를 방법으로 제시했다. 또 필요할 경우 조직을 과감하게 정비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씨는 수요 사장단회의에서 ‘최신 인공지능 트렌드’를 주제로 약 50분 동안 강연했다. 그는 과거 사람의 근육만 대신했던 로봇이 이제 판단까지 대체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사람의 감정까지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