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닛산자동차가 생산하는 전기차에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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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 |
LG화학은 이미 닛산자동차와 한 지붕 아래 있는 르노자동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곤 회장은 르노처럼 닛산의 전기차에도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전기차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닛산자동차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2차전지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르노닛산그룹과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카를로스 곤 회장이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전기차 시험운전 행사에서 “닛산은 합작 배터리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게 될 것”이라며 “LG화학의 배터리를 닛산 전기차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닛산은 닛폰전기주식회사(NEC)와 합작회사인 AESC를 설립해 닛산 전기차에 적용되는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반면 한지붕 아래 있는 르노자동차는 2011년부터 LG화학으로부터 양산 전기차에 적용되는 2차전지를 공급받고 있다.
곤 회장은 AESC로 공급받는 배터리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닛폰전기주식회사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LG화학에 적용해 닛산 전기차의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닛산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닛산의 배터리 기술이 뒤쳐지고 있다“며 “가격대비 경쟁력 면에서 LG화학과 최소 6개월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화학이 닛산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될 경우 전기차를 생산하는 영국 또는 미국 닛산공장에 배터리 팩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닛산과 르노 전기차 모델에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닛폰전기주식회사와 LG화학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닛산이 그동안 지나치게 많은 돈을 배터리 개발에 투자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닛산은 닛폰전기주식회사와 함께 일본 자마, 미국 테네시, 영국 선더랜드에 배터리공장을 지었다. 각국 정부로부터 지원 및 세제 혜택을 받기는 했지만 일본공장 2억1500만 달러, 미국공장 10억 달러, 영국공장 3억4100만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전기차시장 성장속도가 닛산의 바람과 달리 더딜 것으로 전망되면서 닛산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시장 규모는 2020년 100만 대로 커지지만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곤 회장이 2020년 전기차시장이 전체 자동차시장의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것과 크게 빗나간 수치다.
하지만 현재까지 전기차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닛산은 전기차 1위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KB투자증권과 시장조사기관인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만888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0.4% 늘었다.
닛산의 리프는 다른 전기차보다 압도적 판매량으로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리프 판매량은 2만4344대로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했다. 이어 테슬라의 모델S(1만607대), BMW의 i3(4339대), 르노의 조(3536대) 순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