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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 미국 '기후소송 차단' 전략 불안, 기후피해 배상 판례 남길까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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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 미국 '기후소송 차단' 전략 불안, 기후피해 배상 판례 남길까
▲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한 명이 볼더 카운티와 엑손모빌, 선코어 에너지 등의 기후소송 심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엑손모빌을 비롯한 대형 화석연료 기업이 미국에서 기후배상 판결을 피하기 위해 수립한 전략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화석연료 기업에서 배상해야 한다는 판례가 나오면 전 세계 법조계와 관련 산업 분야에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폭스뉴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사무엘 알리토 미국 대법관은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가 미국 엑손모빌, 캐나다 선코어 에너지 등 화석연료 대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기후소송 심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10월5일 열리는 첫 심리를 약 일주일 남긴 시점에 돌연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 회피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들은 시에라클럽을 비롯한 미국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편향성 및 이해충돌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민단체들은 알리토 대법관이 코노코필립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이 연루된 기후소송의 공정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후소송은 볼더카운티와 시민단체들이 엑손모빌과 선코어 에너지 등을 상대로 기후변화 피해에 관련한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볼더카운티 측은 이들 기업이 화석연료 사업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와 같은 실질적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 측은 기후변화가 미국 전역은 물론 국제적 사안이기 때문에 콜로라도주법의 영역에서 다룰 수 없다며 연방법에 의해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대법원에서 화석연료 기업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전략이다. 현재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6대 3으로 보수 성향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보수 성향인 알리토 대법관이 빠지면서 남은 보수 대법관 중 한 명만 볼더카운티의 손을 들어줘도 4대 4 동률이 성립될 수 있게 됐다.

연방대법원에서 동률이 나오면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관례가 있기 때문에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소송은 볼더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재개된다.
엑손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 미국 '기후소송 차단' 전략 불안, 기후피해 배상 판례 남길까
▲ 미국 텍사스주 헌츠빌에 위치한 엑손모빌 주유소 입간판. <연합뉴스>
지방법원에서 본안 심리가 이어져 볼더카운티가 최종 승소한다면 엑손모빌과 선코어 등은 카운티 측이 산정한 피해액을 배상해야 한다.

로이터 등 외신 분석에 따르면 볼더카운티 지방법원 본안 심리 과정은 화석연료 기업들에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법원에서 과거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피해가 실질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충분히 주법의 영역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볼더카운티 지방법원은 엑손모빌 등이 연방법 선점과 관련한 주장을 제기했을 때 이를 기각했다.

볼더카운티는 소장에 청구액을 적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 소송 문건에 따르면 산불 예방 및 복구, 관개 농지 물 효율성 개선, 기후 취약성 평가 연구, 인프라 복구 등에 약 1억 달러(약 1,354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만약 미국 전역 또는 전 세계에서 유사한 기후소송이 확산된다면 이번 판례에 따라 화석연료 기업들이 상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알리토 대법관의 결정을 두고 주요 외신들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알리토 대법관의 심리 회피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대법원의 4대 4 동률 가능성을 열어줘 기후 관련 소송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뉴스는 진보 성향의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도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케이건 대법관이 기후 분야에 편향된 시각을 두고 있다는 논란이 2026년 초 제기됐기 때문이다.

반면 시민단체는 알리토 대법관의 결정을 환영했다.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독의 알렉산드라 나기 디렉터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알리토 대법관의 심리 회피는 올바른 결정"이라며 "대법원 윤리 강령상 판사 본인에게 이해관계나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직무에서 물러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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