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추진해온 질적 성장 중심의 체질 개선이 주요 계열사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과 식품사업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이어 장기간 업황 부진을 겪은 화학과 건설 계열사도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 롯데그룹이 추진해온 질적 성장 중심의 체질 개선이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타워 모습. <롯데지주>
3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 342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5% 증가했다.
롯데웰푸드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1005억 원으로 98.1% 늘었다. 롯데건설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4배 이상 증가했고 호텔롯데는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핵심 점포와 브랜드, 해외 생산거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저효율 사업과 비용구조를 정비한 전략이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사업에서는 핵심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고 저효율 점포를 재편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
롯데쇼핑은 본점과 잠실점을 주변 상권 전체를 아우르는 거점으로 육성하는 ‘타운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콘텐츠 기반 상품기획과 외국인 전용 멤버십, 계열사 연계 마케팅도 강화했다.
그 결과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6400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3분기 누적 외국인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롯데쇼핑은 바라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6분기 연속으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영플라자 외관에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롯데타운 명동’의 집객력을 높인다. 인천점은 세 번째 롯데타운으로 육성하고 전관 리뉴얼을 마친 노원점과 하반기 문을 여는 청량리점 신관을 통해 서울 동북권 상권 공략도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 품질과 가성비 중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 ‘통큰데이’ 등 정례 프로모션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국내 매출을 늘리고 영업적자 폭을 축소했다.
온라인에서는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가동해 영남권의 새벽·주간·야간 배송체계를 구축했다. 해외에서는 7월 베트남 떠이닌점과 박장점을 열고 중소도시의 그로서리(신선제품) 수요를 공략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도 패션과 뷰티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손실 폭을 줄였다. 롯데홈쇼핑은 고마진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판매관리비를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였다.
식품사업에서는 국내 핵심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생산거점과 판매망을 확대하는 전략이 성과를 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유지한 가운데 글로벌사업 매출이 22.8% 증가하며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인도에서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빙과 신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성수기 공급물량을 확대했다. 건과사업에서는 롯데 초코파이가 성장세를 이어갔고 카자흐스탄에서는 현지 판매와 수출이 함께 늘었다.
국내에서는 저효율 품목과 판매채널을 정비하고 빼빼로와 자일리톨 등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롯데칠성음료도 소비 흐름에 맞춰 제품군을 재편했다. 즉석음용(RTD) 주류 브랜드를 ‘순하리진’으로 정비하고 제품 종류를 확대하면서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밀키스와 레쓰비 등 K음료 제품은 5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7%까지 확대됐다.
화학사업에서는 생산운영 최적화와 사업재편,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확대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첨단소재사업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6월 분할 절차를 마친 대산공장은 9월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여수공장도 사업재편계획 승인 이후 관계사들과 통합 운영체계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준공과 상업가동을 추진하는 율촌 컴파운딩공장을 기반으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한다.
롯데정밀화학도 식·의약용 셀룰로스 증설 물량의 판매가 본격화하고 반도체 현상액 핵심 원료인 TMAC 판매가 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세계 1위 수준인 TMAC 생산능력을 2028년 2분기까지 16% 추가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4월에는 세계 최초로 그린 암모니아 선박연료를 상업 공급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용 전지박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가속기·데이터센터용 HVLP 동박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박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7월 말레이시아 5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6공장도 4분기 안에 조기 가동해 하반기 생산물량을 모두 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건설은 사업성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고 전사적 원가 관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2분기 93.6%에서 올해 2분기 88.8%로 낮아졌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7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대형 사업장을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하면서 PF 우발채무도 지난해 말보다 7276억 원 줄였다.
호텔롯데는 상반기 영업이익 1356억 원을 거두고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외국인 투숙객 증가에 힘입어 호텔사업부의 객실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면세사업부는 개별여행객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4월 문을 연 인천공항점 매출을 반영하면서 6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롯데이노베이트도 설계·구축·운영(DBO)사업을 확대하고 그룹 계열사의 인공지능 전환 수요에 대응해 이익을 늘렸다.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활용해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외부 환경 변화를 사업별 전략에 신속히 반영하고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회복해 온 결과가 상반기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사업과 고부가 스페셜티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