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모나미가 개인투자자들의 이례적 '응원매수' 덕분에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지만 사업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시선을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본업인 문구 사업이 학령인구 감소와 스마트기기 확산 탓에 반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모나미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화장품 사업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박경현 모나미코스메틱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 박경현 모나미코스메틱 대표가 2026년 6월2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모나미코스메틱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장기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25년 2월 모나미코스메틱 대표로 부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2일 모나미 상황을 종합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응원매수 덕분에 7월 한때 상장 유지 기준을 웃돌았던 모나미 시가총액은 다시 상장폐지 기준 아래로 내려왔다.
모나미는 7월31일 종가 1517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약 287억 원을 기록했다. 7월부터 적용된 코스피 상장 유지 기준인 시가총액 300억 원을 다시 밑도는 수준이다.
모나미 시가총액은 6월 말 227억 원에 머물렀지만 상장폐지를 염려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16일에는 종가 3730원, 시가총액 약 700억 원까지 치솟았다. 2023년 9월 이후 약 2년10개월 만의 최고 종가였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산 장수 기업을 응원하자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모나미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이른바 '애국 매수'가 이어진 덕분이다.
모나미로서는 당장 시가총액 300억 원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예상된다. 7월부터 시행된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300억 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응원매수'는 모나미에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기업가치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회사 내부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모나미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화장품 사업이 기업가치 개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나미는 2023년 화장품 사업을 물적분할해 모나미코스메틱을 설립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화장품 브랜드 대신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ODM)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 직후 3년 반 동안 대표가 세 차례 교체된 가운데 지난해 2월부터는 전문경영인 박경현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20년 가까이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특히 한국콜마의 화장품 용기 제조 자회사 연우에서 8년가량 마케팅과 해외영업의 수장을 맡으며 글로벌 고객사를 발굴하고 영업망을 구축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는 연구개발과 생산 기반을 갖춘 모나미코스메틱이 이제는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해 매출을 키워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회사의 판단이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 대표는 부임 직후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직접 영업 현장을 돌며 수주 확보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모나미코스메틱 역시 아직은 수익을 내기보다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모나미코스메틱은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며 순손실로 2023년 32억 원, 2024년 45억 원, 2025년 4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박경현 대표는 올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흑자 전환 시점은 2028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대규모 공장 투자에 따른 부담으로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 모나미코스메틱은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며 최근 3년 동안 순손실을 봤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모나미코스메틱 용인공장 전경. <모나미코스메틱>
코스피 상장 유지 기준은 2027년 1월1일부터 시가총액 500억 원으로 한 차례 더 강화된다. 화장품 사업이 가시적 수익을 내기 전 상장 유지 기준 강화가 먼저 다가오는 셈이다.
화장품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모나미가 본업에서도 뚜렷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나미는 한때 문구사업과 함께 프린터·잉크·토너 등을 유통하는 컴퓨터소모품(OA) 사업을 양대 축으로 키웠다. 하지만 2013년 HP 총판 계약 종료 이후 OA사업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모나미는 2011년 역대 최대 매출 2819억 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매출이 1676억 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손실 12억 원을 냈다. 2011년 1691억 원에 달했던 OA사업 매출은 최근 수년 동안 300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
문구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녹록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와 스마트기기 확산으로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데다 해외사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모나미 매출의 79%는 국내에서 발생했다. 2002년 설립한 중국 법인도 사업 부진 끝에 지난해 청산했다. 문구사업 매출 역시 2022년 1426억 원, 2023년 1304억 원, 2024년 1224억 원, 2025년 1171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모기업인 모나미는 연결 실적 악화를 감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모나미는 별도기준으로 2023년 2억 원, 2024년 9억 원, 2025년 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연결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23억 원, 38억 원, 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실적 악화의 상당 부분은 모나미코스메틱의 투자 부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