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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전기차배터리 중국장벽 넘기 부심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03-07 18: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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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중국의 보호무역장벽에 대응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해법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한국산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 전기차배터리기업을 견제해왔는데 최근 사드배치로 이런 기조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에서 사업규모를 확대해 현대기아차와 유럽을 공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배터리사업의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하면서도 배터리공장을 증축하는 등 장기적 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한국공장 확대하며 유럽으로 눈돌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 전기차배터리 공장에서 전기차배터리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증설작업을 끝내면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1.9GWh에서 3.9GWh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연간 14만 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전기차배터리 중국장벽 넘기 부심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2018년 상반기까지 전기차배터리 생산설비 증설작업을 끝내고 하반기부터 전기차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감을 먼저 수주한 뒤 생산설비를 늘린다‘는 원칙에 따라 일감을 확보해놓고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현대기아차와 독일 완성차회사인 다임러를 중심으로 전기차배터리 일감을 수주해놨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설로 생산하는 전기차배터리는 현대기아차와 다임러에 대부분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의 아이오닉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기아차의 쏘울전기차, 다임러가 2017년부터 생산하는 벤츠를 대상으로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에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세우려고 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견제가 심해지자 국내의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증설해 현대기아차와 유럽을 먼저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에 전기차배터리 제조공장을 2016년 안에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인사이드EV 등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시장은 지난해 34만 대 규모로 2015년보다 64.8%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도 중국에 자동차배터리공장을 세우려고 했지만 중국정부가 전기차배터리 보조금을 앞세워 한국기업을 견제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진출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전기차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를 선정했지만 중국 내 배터리공장 가동기간 등을 이유로 한국의 전기차배터리기업은 배제했다.

모범규준을 받지 못할 경우 전기차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데 따라 중국의 완성차회사들이 SK이노베이션과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해당 차량은 가격경쟁력을 잃어 사실상 시장에서 판매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에 전기차배터리 제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정부의 전기차보조금, 전기차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중국협력사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LG화학, 중국공장 증축해 경쟁력 유지에 온힘

LG화학은 중국의 전기차배터리공장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증축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배터리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는 데 7천억 원 이상을 들이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중국 난징의 배터리공장을 증축하고 있는 데 투입하기로 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전기차배터리 중국장벽 넘기 부심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중국 난징의 배터리공장은 축구장 3배 크기의 부지에 지상 3층 규모를 갖춘 공장으로 한 해에 전기차 5만 대 이상,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18만 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LG화학은 3500만 달러를 들여(약 400억 원) 남경의 전기차배터리와 소형배터리공장을 각각 한 동씩 증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직접 증설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규모를 넓히고 있는 것”이라며 “전기차배터리 제조와 관련해 여러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 공장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아시아와 유럽의 완성차회사에 공급할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면서 가동률을 기존 20%에서 올해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국정부가 한국의 전기차배터리기업을 견제해 중국 완성차기업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더라도 공장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이 중국 전기차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셈이다. 중국정부가 전기차배터리를 놓고 한국기업에 대한 견제를 완화할 때를 대비해 중국 전기차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2월에 열린 ‘중국전기차 100인회’에도 참석해 중국 전기차기업인을 만나는 등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사업을 이어갈 방안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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