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평용 유진테크 대표이사 회장이 2021년 1월26일 경기 이천시 유진테크 본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26년 하반기 중심 실적 확대 기대
2025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유진테크가 2026년에는 수익성 회복까지 더해지는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유진테크는 2026년 1분기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고객사와의 증착 장비 공급 계약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는 D램 투자 사이클 재개를 근거로 실적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 문준호 애널리스트는 2026년 4월20일 보고서에서 유진테크의 2026년 매출을 전년 대비 약 48% 증가한 5169억 원, 영업이익은 1189억 원(영업이익률 23.0%)으로 예상했다.
실적 흐름은 상저하고가 예상된다. D램 신규 증설 일정과 장비 납품·입고 시점이 맞물리면서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 반영이 시작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D램 투자 재개가 하반기 생산라인 확장으로 이어질 경우 관련 장비 수요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고객사의 팹 가동 일정 변화도 변수다. 장비 반입이 앞당겨지거나 추가 투자로 이어질 경우 실적 전망이 추가 상향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원자층증착(ALD) 장비 수요 확대가 추가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ALD 장비는 기존 화학기상증착(CVD) 장비보다 더 얇고 균일한 박막을 형성할 수 있어 공정 미세화가 심화될수록 수요가 커지는 영역이다.
웨이퍼 50~100장을 한 번에 처리하는 배치형 장비가 생산 효율 측면에서 특히 중요한데, 유진테크는 2021년 배치형 ALD 장비를 상용화하며 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어, D램 투자 사이클 재개의 수혜를 주력인 저압 화학증착(LPCVD) 장비와 ALD 장비 양 축에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꾸준한 현금배당 기조 유지
유진테크는 2025년 결산배당으로 약 52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안을 최종 의결됐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30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배당 총액은 52억 원으로, 2024년 결산배당(약 51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유진테크는 2010년 결산 이후 매년 현금배당을 이어오고 있으며, 안정적인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 이익 감소
유진테크는 2025년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둔화됐다.
유진테크는 2025년 매출액 3503억 원으로 전년(3381억 원) 대비 3.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17억 원으로 15.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445억 원으로 32.0% 줄었다.
이익 감소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영향이 컸다. 2025년 연구개발비는 약 9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증가했으며 매출 대비 비중도 27.2%까지 상승했다.
매출 구조에서는 내수 비중이 확대됐다. 내수 매출은 2203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며 전체의 62.9%를 차지한 반면, 수출은 13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 장비가 실적을 주도했다. 장비 부문은 매출 약 335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산업가스(소재) 부문은 매출 149억 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영업이익 51억 원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유진테크는 앞서 2024년 매출 3381억 원, 영업이익 612억 원, 순이익 654억 원을 냈다. 2021년부터 실적 하향세를 이어오던 유진테크는 2024년 실적을 끌어올리며 영업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비 152%, 157% 급등했다.
△유지너스에 추가 자금 수혈
유진테크는 미국 자회사 유지너스(Eugenus)에 대한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
2025년 12월10일 공시에 따르면 유진테크는 유지너스 보통주 1천만 주를 850만 달러(약 125억 원)에 취득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증자 이후 지분율은 99.9% 수준으로 유지되며,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출자는 유지너스의 실적 부진과 맞물린 조치로 해석된다. 유지너스는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025년 들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유진테크는 2019년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유지너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유지너스는 유진테크의 미국 법인을 모태로 한다. 2017년 독일 증착장비 기업 엑스트론(Aixtron)의 미국 ALD·CVD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현재 구조로 재편됐다.
유진테크는 당시 해당 사업부를 약 633억 원에 인수했다. 이 인수는 LPCVD 중심이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ALD 등 차세대 증착 장비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됐다.
△창립 6년 만의 코스닥 입성
유진테크는 창립 6년 만인 2006년 1월1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에 앞서 진행된 공모 청약에서는 일반투자자 경쟁률이 758.11대 1에 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공모가는 7800원으로, 총 98만 주를 발행해 약 76억 원을 조달했다. 이 자금은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차입금 상환 등에 투입됐다.
특히 당시 확보한 자금은 삼성전자 300mm 연구소용 장비 개발을 목표로 한 NRD 프로젝트와 원자층 증착(ALD) 장비 개발 등 차세대 공정 대응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됐다.
다만 상장 첫날 주가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73.0% 높은 1만3500원에 형성됐지만,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해 하한가인 1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후 유진테크는 주요 고객사 확보와 기술력 축적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전방 투자 확대 전망이 반영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실제로 2025년 3월 초 약 3만 원대 후반이던 주가는 1년 만에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에도 이어지며, 유진테크는 2026년 3월5일 장중 15만32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026년 4월29일 기준 유진테크의 종가는 14만100원이다.
△엔지니어 출신 창업가, 증착장비 국산화 도전에서 성장까지
엄평용은 반도체 장비 엔지니어 출신이다.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업계에 발을 들인 뒤 미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자동 테스트 장비(ATE) 설계·제조 기업인 테라다인의 한국지사와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웨이퍼 이송 자동화 시스템 공급 기업인 브룩스 오토메이션에서 캐나다 법인 장비컨설팀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두 글로벌 기업에서만 10년 이상 기술개발 부문에서 경력을 축적했다.
2000년 귀국 후 유진테크를 설립했다.
창업 후 반도체 전공정 핵심 장비인 화학기상증착(CVD) 장비 국산화에 도전했다. 초기에는 SK하이닉스와 공동개발을 추진하며 기술 검증에 나섰고, 약 1년 만에 CVD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증착 장비 시장은 미국 램리서치와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여겨졌다.
엄평용은 기술 기반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며 장비 개발과 공급을 이뤄냈다.
전환점은 2004년 SK하이닉스에 저압 화학증착(LPCVD) 장비를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고객사를 확대했다. 2005년에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2006년 코스닥 상장과 삼성전자 공급 확대를 거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회사를 올려놨다.
| ▲ 엄평용 유진테크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가 2006년 1월17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열린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증착 공정 중심의 반도체 장비 업체
유진테크는 웨이퍼에 박막을 형성하는 증착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증착은 반도체 생산 전공정 단계 중 하나로, 반도체 칩이 작동할 수 있도록 웨이퍼 위에 얇은 막을 여러 겹 쌓아 구조를 만드는 공정이다. 이 박막들이 전기적 특성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2000년 설립 이후 유진테크는 화학기상증착(CVD) 장비에 집중해 왔다. 특히 질화막 등 절연막을 형성하는 저압 화학증착(LPCVD)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원자 단위 박막을 형성하는 ALD, 박막 특성을 개선하는 플라즈마 트리트먼트 장비, 차세대 공정 대응을 위한 에피택시(Epitaxy) 장비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다.
2025년 기준 매출 구조를 보면 반도체 장비 부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진테크는 D램 생산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장비 업체로, D램 커패시터 공정용 증착 장비와 전구체 공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공정 미세화 흐름과 맞물려 성장해 온 구조다.
한편 낸드(NAND) 분야에서도 3D 구조 고도화에 대응하는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공급하며 일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체 사업에서 D램 비중이 여전히 크다.
최근에는 로직(LSI) 공정까지 장비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자회사 이지티엠(옛 유진머티리얼즈)을 통해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전구체 등 소재 사업을 하며 장비와 소재를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지티엠은 SK하이닉스에 관련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유진태극무역(무석)유한공사는 중국 내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유진테크는 반도체 외 영역으로의 사업 다각화도 시도했다.
2009년 인공경량골재 업체 에콜라이트에 지분 참여했고, 2022년에는 3D VFX 콘텐츠 회사 스튜디오브이아이를 설립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사업이 안착하지 못해 투자 실패했다.
에콜라이트는 2020년, 스튜디오브이아이는 2025년에 각각 청산됐다.
△창업주 중심 지배구조, 기관 수급은 엇갈린 흐름
유진테크는 창업자인 엄평용을 중심으로 한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엄평용은 신승우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2025년 말 기준 엄평용은 34.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36.1%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율은 엇갈리는 행보를 보였다.
제이피모건 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지부(JPMorgan Asset Management (Asia Pacific) Limited)는 2026년 4월 기준 지분율을 6.48%까지 확대하며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키웠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2026년 2월 들어 5%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 기관 투자자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은 일부 지분을 매도하며 보유 비중이 3%대로 낮아졌다.
△유진테크가 걸어온 길
2000년 유진테크가 설립됐다.
2003년 싱글타입 저압 화학증착(LPCVD) 장비를 개발했다.
2005년 경기도 용인에 본사 및 공장을 신축하고 이전했다.
200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09년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12년 유진테크 머티리얼즈(현 이지티엠)을 설립했다.
2014년 경기도 이천에 호법사업장을 준공했다.
2017년 미국 엑스트론(Aixtron) ALD·CVD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200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