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 부문의 성장도 아쉬움을 남겼다. 대행업무 수익이 32.4% 늘었지만 여신 및 외환이익이 40.9% 급감하면서 수수료이익 증가율은 1.9%에 머물렀다.
그 결과 은행 본연의 기초 체력을 가늠하는 핵심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은 2024년보다 2.2% 줄었다. 외형 성장과 달리 실질적 수익성은 다소 둔화된 셈이다.
건전성 지표는 일부 개선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잠재 리스크에 대비한 완충 능력은 오히려 약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5.23%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0.48%포인트 상승했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0.49%로 2024년 말 대비 0.02%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2023년(0.37%)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스크 대응력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 지표는 약화됐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전입액은 3644억 원으로 2024년보다 62.4% 줄었다. 이에 따라 부실 채권에 대비한 방어력을 의미하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90.91%로 1년 전보다 23.6%포인트 낮아졌다.
사실상 충당금이 줄면서 순이익이 개선된 셈인데 수익성 둔화 국면에서 리스크 완충 능력까지 약화한 만큼 올해 강 행장의 어깨는 한층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은 2026년 경영 목표로 ‘영업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성장 탄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은행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익구조를 재정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농협은행은 2025년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1조814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 NH농협은행 >
비이자이익 확대의 핵심 축으로는 자산관리(WM) 사업 고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 행장은 NH올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전국 100개 지점으로 확대하며 거점망 구축을 마쳤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1분기 액티브 시니어 전용 카드를 출시하고 상반기에는 시니어 특화 우대서비스와 우대금리를 적용한 예ᐧ적금, 의료비 목적 신탁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상품 전략과 함께 인재 육성 체계도 재정비했다.
자산관리와 기업여신(RM) 역량을 융합한 ‘RWM 종합금융 전문가 과정’을 1월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여신, 외환, 리스크 관리까지 통합 수행할 수 있는 ‘종합형 리테일 인재’를 양성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생산적금융 체계 역시 전면 재편에 들어갔다. 강 행장은 올해를 ‘생산적금융 대전환의 해’로 설정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중소기업고객부를 기업성장지원부로 재편하고 산하에 생산적금융국을 신설했다. 여신심사부에는 전략산업심사국을 두어 성장 산업에 대한 심사와 자금 집행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구축했다.
생산적금융을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조직 단위에서 책임지고 성과를 내는 핵심 과제로 구조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강 행장은 생산적금융 전략을 추진하면서 농협만의 정체성과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강 행장이 직접 주재한 ‘K푸드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전략회의’도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강 행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그동안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투자ᐧ금융ᐧ비금융 지원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농식품 스타트업 등 유망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선제적 투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약 3441억 원 규모의 농식품 펀드 운용 자산을 3년 내 5천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농협이 독보적 강점을 보유한 농식품 분야에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 생산적금융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발맞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미래전략산업과 벤처ᐧ혁신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체계 고도화를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농협 고유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