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다른 증권사와 차별적 투자금융(IB)사업을 위해 자산관리(WM)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우고 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15일 “삼성증권은 발행어음업무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를 놓고 뚜렷한 모습이 가시화하고 있지 않다”며 “보수적 그룹문화로 볼 때 다른 증권사보다 안정적 운용을 추구할 것이지만 자기만의 색깔찾기기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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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
삼성증권은 실시하기로 한 3544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이 4조2천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증권사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환전 등 외국환업무도 허용된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나 고액자산가 위주의 자산관리(WM)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상대적으로 투자금융을 바탕으로 한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10%에 그쳤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관리시장이 위축되고 국내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자산관리사업에 진출하면서 새 수익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 경쟁을 펼치며 4조 원대 이상 초대형 투자금융사업자 기준을 충족하는 증권사가 빠르게 늘어난 점도 차별적 투자금융사업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윤 사장은 삼성증권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자산관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투자금융사업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사장은 신년사에서 “영업부문과 자산관리부문의 협업을 비롯한 외부 네트워크와 협업 등을 통해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초고효율과 스피드를 통해 경쟁환경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국내 최대 규모인 9만4천 명의 고액자산가 고객을 확보한 만큼 해외 부동산과 에너지인프라부문 등의 해외 대체투자상품을 개발해 기업뿐 아니라 개인고객에게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저성장 기조 때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액자산가 고객들을 투자금융 고객으로 끌어들여 자산관리와 투자금융 간의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삼성증권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글로벌 증권사인 영국 로스차일드와 미국 웰스파고, 중국 중신증권 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기업의 국내증시 기업공개 및 인수합병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ING생명과 남동발전 등을 비롯한 10여 곳의 상장주관을 이미 맡은데 이어 로스차일드의 소개를 통해 이탈리아 화장품업체인 ‘인터코스’의 코스피 상장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산업계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 기준을 충족한 곳”이라며 “증권사에게 법인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면 계열사를 활용해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